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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기 위한 케빈의 조그만 기부


갑자기 내 뒤의 장애인 여자분의 신이 난 수다스러운 목소리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문득 저 여자분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내가 돕고 있는 해외 결연아동이 생각이 난다. 내가 도와주고 있는 친구는 메가나 라는 여자 아이다.



메가나는 올해로 10살이 되었다. 내가 직접 본적은 없다. 그러나 굿네이버스라는 곳에서 해외결연아동을 1:1로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이런 것을 찾아 해맸던 시기는 바로 내가 우리나라 봉사활동 단체들의 보여주기식 도시락 배달과 연탄나르기에 실망을 하고, 봉사를 하기 위해 모였는지 친목모임을 위해서 모였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순간부터이다.


물론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인간성이었다. 그렇다. 나는 매우 존경스러운 사람들일 것이라고 많은 기대를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결국, 봉사단체에 참여하는 예쁜 여학생들을 보며 어떻게든 사귀어 보려고 찝적대는 사람들에 불과했다. 난 무척 멋진 사람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 때 내가 받았던 마음의 상처는 생각보다 컸었다. 


결국 여느 단체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주변에 봉사단체에 참여하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혼자 갔었는데, 그들은 일반 사회 단체가 그렇 듯, 처음 온 사람들에게 대한 텃세를 부렸다. 내가 생각했던 따뜻한 비영리 조직이 아니었다. 난 따뜻한 조직을 찾고 싶었지만 그런 조직은 없었다. 그들은 어디서 나오는 의무감인지 책임감인지 모르겠지만 결국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 겪었던 사회조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1:1로 누군가를 돕는 쉬운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것은 굿네이버스의 해외결연아동에 대한 기부였다. 나는 매달 3만원 정도의 돈을 냈지만, 나의 결연 아동은 그 돈으로 1달 간 공부도 하고 밥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그 때부터 꾸준히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취업을 하는데 있어서 봉사활동 시간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봉사활동 시간이 있다고 해 본적이 없다. 실제로 없기 때문이다. 


난 나를 위해서 기부한다. 내 삶의 최종 목표는 누군가의 사과나무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로 인해서 힘을 얻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물론 그것이 누군가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나로 하여금 내가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


비록 작은 돈을 기부하지만, 즉석 오뚜기밥에 즉석 김치찌개를 먹는 나로서는 매달 3만원도 무조건 작은 돈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난 개인적으로 서민보다 한 클라스 낮은 하서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덧 내가 인도의 까르티크를 돕고, 이제 메가나를 도운지 7년이 되었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수입이 없어서 경제적으로 힘든 적도 많았었는데, 그 때도 나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기부를 했다. 나를 위해서 였다. 




어느덧 나는 250만원 정도를 기부했다. 물론 돈이 많은 기업 사장들은 연말이 되면 한 번에 몇 천만원 씩 기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나의 기부금은 형편없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까르티크와 메가나에게 지속적으로 도와주겠다는 믿음을 주고 싶었다. (통장에 돈이 한 푼도 없어서 7년 중 2달 정도 돈을 못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적어도, 내가 그들의 어린시절에 작지만 계속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었음을 기억할 테니 말이다. 물론 내 이름을 기억도 못할 수도 있고, 나라는 존재를 잊고 살아갈 수 도 있다. 


그러나 상관없다. 구체적으로 나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난 단지 그들의 삶 속에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난 나를 위해서 기부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어린시절 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왔던 삶이 힘들었기 때문에, 힘든 상황에 있는 그들은 풍족하지는 못해도 한국의 이름 모를 삼촌이 응원하고 있음을 단 한 번이라도 느끼기를 바랄 뿐이다.


누군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3만원이면 오뚜기밥 10개짜리가 4세트다. 나의 한달 쌀값이다. +_-;;


행복해라.

꼬맹이들아.

공부 열심히 하고.

까르띠크는 좋은 곳으로 이사가게 되었다고 했고,

메가나는 이제 고작 10살인데, 선생님이 꿈이라고 한다.

까르띠크가 떠나고 메가나가 7살이 되었던 해부터 도와주었는데,

조금 더 컸겠네.


인생 실전이다. 꼬맹이들아.


From Kavin



나처럼 되지 말고,

멋지게 살아.

나 기억 못해도 되.

난 그냥 바람처럼 있다가 사라질 존재니까.

한그루의 사과나무....

키다리 아저씨..

(근데 어쩌냐. 키가 안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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