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그냥 몸이 좋지 않다.


내가 건강이 좋지 않다고 느낀 때는 중학생 때부터 였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기관지가 좋지 않았다.


기관지가 좋지 않다는 것은, 숨을 쉬는 것 자체가 다소 불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릴 적부터 남자가 몸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배워왔다. 물론 나의 부모들이 그렇게 가르쳤다.


그래서 난 누군가에게 아프다라는 말을 거의 해본적 없이 살아왔다. 물론 병원에가는 습관도, 약을 먹는 습관도 없었다. 무조건 아프면 참아야 된다는 식으로 배워왔다. 그렇게 나는 학창시절 기관지가 매우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나는 그것을 느끼고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말할 사람이 없었다.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아프다고 말하면 나에게 오히려 짜증을 내던 부모님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마치 나는 허구한날 아프냐는 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중학생이 되면서 부터 아프다는 말을 거의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난 알고 있었다. 계속 좋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건강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병을 키워왔다. 내가 노래를 그렇게 잘하다가 내 목소리를 잃어 버린 것도 모두 기관지와 관련되어 있다. 목부터 폐까지 많은 것들이 망가진체 오랫동안 살아왔다. 목소리를 잃었을 때는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었다. 물론 지금도 그 목소를 잃은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이런 기관지 질환은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아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겨울이면 내 몸 하나 컨트롤하기 힘들 정도 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순간집중력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왜냐하면,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지구력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폐가 좋지 않다보니 심폐지구력이 좋지 않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 심폐기능 검사를 하게 되면 나는 그냥 장난식으로 검진을 받은 것 처럼 한다. 하지만 검진을 진행하는 간호사들이 놀라고는 한다. 겉으로는 엄청 멀쩡한 사람이 심폐기능 테스트에서 말도 안되게 호흡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인 수준이다...)


병원에서는 관리를 잘해야한다고 말하고 약을 주지만, 이미 만성이 되었기 때문에, 그리 효과도 없다. 결국 수술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폐 부분에 수술을 한다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특히 나는 기관지 관련 수술을 3번이나 받았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공포감이 있다. 매번 수술을 받을 때마다 나는 다짐하고는 했다. 다시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말이다. 기관지 관련 수술들은 수술자체는 전신마취를 하기 때문에 모르지만, 마취가 깨고 나면 모든 것이 고통스럽다. 그 고통스러운 기분을 알기 때문에 나는 그 어떤 수술도 앞으로는 받지 않을 계획이다. 


사람이 숨을 쉬는 것 자체에 대해서 고통이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리가 부러지는 고통과는 다른 것이다. 숨이라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 역시 고쳐보려고 노력해왔었다. 특히 어렸을 때는 내가 번 돈으로 수술을 몇 차례 받았지만,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지 못했다. 왜냐하면 호흡이란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도 배운 대로 수술을 하지만, 수술의 성공과 실패는 나의 감정적인 요소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난 3번 수술을 받았지만 단 한 번도 만족스러운 적이 없었다. 3번 째 수술은, 의사가 이상 없다고 수술할 필요 없다고 했지만, 내가 자처해서 의사에게 수술 부위를 설명해 주기까지 했었다. 물론 그 책임도 내가 진다고 했었고, 그나마 내가 제안했던 그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수술이었다.

 

 

 

 


호흡기 관련 수술은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진중해야 하며, 의사들도 가능한한 수술은 권하지 않는다. 


수술을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던 내가 자진해서 수술을 해달라고 했을 정도면, 그 때 당시는 꽤나 힘들었었나 보다. 아니.... 그 때 까지만 해도 희망이라는 것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완치에 대한 희망 말이다.


그러나 그나마 효과적이었던 3번째 수술을 받은 후에 나는 마지막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호흡기 수술을 받는 것은 정말.... 너무 고통스럽고, 결국 내가 원하는 정상인의 모습으로는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참고 산다. 그리고 그것이 그냥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애시당초에 좋지 않았던 기관지에 이런 저런 수술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정상인처럼 된다는 환상이 오히려 비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안좋았다면, 원래 좋지 않은 것이다. 수술을 하면 조금 더 나아질 뿐, 그 수술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다.


나는 의사들이 싫어하는 스타일의 환자이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맞는 약이 무엇인지 의사들보다 더 잘알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처방해주는 약은 내게 맞지 않는 것들이다. 그래서 내게 맞는 약을 아예 말해 준다. 가끔 그런 나의 자세를 싫어하는 의사들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의사의 처방이 정답이 아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많이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태도에 대해서 (의사에게 처방약을 정해주는 태도 등) 불쾌해 하는 의사들을 많이 봤다.


최근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 


일년에 몇 번 정도 매우 몸이 안좋은 상황들이 오는데, 이 때는 사람들도 거의 만나지 않는다. 그리고 말도 잘 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잘 관리가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 해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내가 아니기에, 나에 대해서는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병에 대해서는 꽤병이라고 여기고는 한다.


대학생 때 아는 형들과 자취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형들도 내가 가끔 아픈 모습을 보면 혀를 내두르고는 했었다. 그래서 나는 아마도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책임지는 것에 대해서 많이 부담을 느껴왔는지도 모른다.


가끔 폐에서 고름덩어리가 나올 때는 정말 놀라기도 한다...


단순히 폐만의 문제는 아니다. 내 건강에는 기타 문제가 너무나 많다. 단지 나는 그런것들을 모두 치료하며 살기에는 계속 병원으로 출퇴근 해야 하는 운명이 될 것 같은것이 싫을 뿐이다. 그리고 너무 오랜기간 기관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무슨 무슨 수술을 받아봐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받기 싫을 뿐이다. 다시는 수술 후의 고통을 감내하고 싶지 않다.


수술을 해서, 완치가 되거나 매우 좋아진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수술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제대로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내 스스로 조심하면서 살 뿐이다. 게다가 알레르기도 있는데, 이 알레르기가 매우 심해서 일단 기본적으로 먼지가 조금이라도 있는 곳에서는 항상 폐쇄공포증을 느끼기도 한다.

(난 창문이 없는 방에서 엄청난 답답함을 느끼고, 사람들 사이에 앉아있기 보다는 사이드에 있는 것이 좋다. 좁은 것에 대해서도 공포증이 있다. 물론 좁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내 경우는 더 심한 증상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실내 자체에 있는 것보다는 밖을 좋아한다.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이유도 매장이 큼직하기 때문이다. 이런 매장에 자리 잡을 때도 난 가운데가 아니라 구석 자리를 좋아한다. )

 

 

 

 


그냥 이러고 산다.


건강이 좋지 않지만, 차라리 이게 낫다고 생각한다.


몸이 좋지 않다보니, 어찌보면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했었나 보다. 중학교 때 나는 


"내 몸 상태면 딱 50살 까지밖에 살지 못할거야..."


라는 생각을 항상 머리에 두고 살아왔다. 웃지못할 생각인데, 나는 나의 상태를 이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렸을 때 내가 스스로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난 그렇게 오랜기간 방치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대학에서 부터 군대까지 모두 말이다. 그 때도 무슨 수술 비용이 있겠는가...


그렇게 10년이 넘는 질환이 유지되다 보니 그렇게 나는 세상적인 핑계로 인해 내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누적 데미지가 조금씩 밀려오고 있음을 느낀다.


난 고등학교 때 무릎이 다쳐서 기브스를 한 적도 있었고 지금도 비가 오면 무릎이 시리기도 하고, 정강이에 공사장 철근이 꽂힌적도 있었으며, 칼을 잘 못 다루다가 손등을 회를 친 적도 있었다...(회를 쳤따는 표현이 조금 그렇지만 껍질을 그냥 벗겨버린 것이다...)


그런데 나는 표정 하나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내가 무척 씩씩하고 건강한 줄 알고 있다. 이것은 고통이 아니었다. 진정한 고통은 숨을 잘 못쉬는 것이다.


그런데...


난 아프다.


하지만 난 어느새 이러한 아픔에 익숙해져있고, 이 아픔을 컨트롤하는 법에도 익숙해져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나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아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난 세상에서 혼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 누군가와 있는 시간보다.... 말이다.



(혼자가 좋냐?)

응.

(대인기피증 아니야?)

뭐 그런것일 수도 있지. 다만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어.

(어떻게?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난 아마도 엄청난 연기자일 테니까.

사람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일꺼야.

내가 마치 내가 아닌 것 처럼...

난 그렇게 살았으니까...

(흠...)

그래서 블로그를 좋아하는거잖아.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 적을 수 있으니까. 

나와 수십년을 함께 한 친구도, 내 아픔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어찌보면 누군가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에 지쳤는지 모르지.

그리고 어짜피 인간이란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고.

그래서 입을 다무는 것일 수도.

그냥 블로그니까 내 마음대로 적는거야.

하고 싶은 말... 생각나는 것들...


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거의 해보지 못하고 살아왔거든...


지식 경영 공장
블로그 이미지 케빈아놀드 님의 블로그
VISITOR 오늘 /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