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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여러 중소기업들을 다녀 본 적이 있다.


중소기업도 규모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면, 


이 글에서는 50여명이 안되는 직원을 가진 소기업들 혹은 좀 규모있는 자영업들을 지칭하기로 한다.

(이하 중소기업.)


내가 괜찮은 중소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하나 이다.


"얼마나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되는가."


이다.


물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수준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의 기준은


"일단 이 사람이 내 의견을 받아들여 볼 마음의 자세는 가지고 있는가."


이다.


상대방이 나의 의견을 고민하며 들어보는지는 상대방의 대화에서의 태도, 사용하는 어구와 표현, 반응 등에서 어느정도 짐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을 비난하고는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근무 해 본 결과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그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그 기업의 문화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은 자본력으로는 대기업과 상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장점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것은 바로 수평적 구조의 빠른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사장들의 마인드는 별반 차이가 없다.)


한마디로,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축소판일 뿐이라는 것이다.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다른 메리트 있는 새로운 도전을 잘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적어도 내가 다녀보았던 중소기업들은 그랬다.



물론, 중소기업의 업종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말 도전적인 기업들도 있겠지만, 그런 기업들은 정말 손에 꼽을만한 기업들이고, 대다수의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 보다는, "실패의 위험성에 몸을 사린다." 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에 들어가기 싫은 이유.


그 이유는 무궁무진하겠지만, 취업준비생들 스스로도 너무 당연해서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가지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중소기업 직원들의 학벌? 학력? 능력치?"


문제 라는 것이다.



즉, 자신이 그 중소기업 조직에 들어가게 되면, 자신의 능력 대비, 외적으로 더 떨어지는 능력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에 속하게 된다는 그 실패감, 실망감 말이다.


민감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이다. (지극히 이 세상의 현실적인 상황을 말한 것이니, 오해는 없길.)

 

 



난 대기업을 퇴사하고, 여러 중소기업을 다녀보다가 결국 중견기업으로 이직하게 되었지만, 원래 중견기업을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난 원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나 소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했었다.



난 그 때 당시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경력이 있었고, 대졸자였기 때문에 어느정도 원하는 페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 페이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흔히 말하는 고액의 연봉은 절대 아니었다.


어쩌면 사람들이


"아니. 대졸자에다가 경력자가 왜 급여를 겨우 그것밖에 요구하지 않았어요?"


라고 말할 정도 수준의 페이를 이야기 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난다.


중소기업들은 내가 제시한 상대적으로 작은 연봉 조차도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금액을 제시했다.


(중소기업들은 어처구니 없는 연봉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에게 쓰는 돈이 아까울 것이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프로 선수들이 연봉에 목을 매는 이유가 있다.


돈 10원 더 받아내려고 그 연봉에 목을 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새로운 팀에게 무시 당하면서 마치 내가 고개를 숙이고 팔려나가는 것이 싫기 때문."


인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정도가 있지, 이건 뭐 그냥 날로 먹고 쓰겠다는 태도였다.



중소기업 면접을 많이 보았었다.


각종 소기업 면접도 많이 보았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게 실망감을 주었다.



나는 이런 경우도 있었다.


"연봉... 그러면 여기 있는 신입사원 기준으로 주셔도 상관없습니다. 대신 경력이 있으니 관련 경력은 아니지만 경력 대우를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저도 빨리 적응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중소기업 신입사원들 중에는 고졸, 초대졸이 아주 많다.


어떤 대답이 돌아오겠는가?


거의 90%의 중소기업들은 "NO" 라고 말했다.


그럼 대기업 경력 대졸자인데, 중소기업 신입부터 시작하란 말인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력은 아니지만, 직장 경력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신입이라서 연봉이 작아서 싫은 것이 아니라, 직급을 받고 들어가야 내가 그 사람들에게 빨리 업무를 뺏어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의 더러운 기업문화.


알고 있지 않은가?


자기가 조금이라도 선배이면 가르쳐 주지를 않는다.


아니면 별 것 아닌 것 가르쳐주면서 온갖 생색을 낸다.


또 아니면 가르쳐주면서 상대방을 무시하고, 갑질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어짜피 이정도 규모의 회사에서 일을 배우는 것은, 업무의 난이도가 아니라 내가 여기 문화에 빨리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였기 때문에 돈 적게 줘도 되니까 직급이라도 달라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허울 뿐인 직급이라도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신입 처럼 일을 새롭게 시작하라." 라는 대답을 했다.

이 때는 참으로 중소기업들이 평등 사회 실현에 앞장선다.


(바닥부터 배우라고 한다. 면접을 보며 면전에 싫다고 할 수는 없고 알겠다고 하고, 출근하지 않는다.)

(난 전문직종을 지원한 것이 아니다. 제네럴한 업무에 지원한 것이다.)


난, 분명 나를 낮추고 딜을 했지만, 


그들은 내게 완벽히 고개를 숙여라 하면서 거래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 중소기업 면접이 끝나고 건물을 나올 때, 나는 혼자 담배를 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중소기업이지."



내가 실망했던 부분은, 낮은 연봉을 말해도 거의 최하수준으로 낮춰버리고, 그럼 나이도 있고 경력도 있으니 허울 뿐인 직급이라도 일단 주면 내가 적응이 빠를 것이라고 하니, (난 면접을 볼 때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우리도 우리만의 룰이 있다. 회사 내규가 어쩌고 저쩌고..."


이러고 앉아 있는 것이었다.


누가 보면 대기업인 줄 알겠다라고 생각했었다.



중소기업의 장점이 무엇인가?


빠른 의사결정과 유동성, 현실적이고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아니겠는가.



그러나 내가 면접을 보며 만나본 중소기업 사장들은,


"대기업 흉내를 내고 싶어하며, 사장 대우 받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들일 뿐"


이었다.



내가 연봉을 많이 달라는 것도 아니고, 고작 그 한달에 몇십만원이 아까워서 벌벌 떠는 중소기업 사장들을 보며,


특히


"우리 회사의 규정"


이라는 내규나 제대로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르는 작은 규모의 회사가 규정 규정이란 말을 하고 앉아있을 때, 난 속으로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규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냥 사장 한명이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는 것이 있으면 바로 내일 규정이 되는 곳 아닌가?"


업무 시스템이라고는 잡혀 있지도 않은 그냥 그런 회사가 규정, 내규 언급할 때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아마 이런 나의 생각을 보며,


"너가 중소기업을 무시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정말 현실적으로 함께 일을 해서 잘 해보자."


라는 마인드였던 것이다.

(도대체 중소기업의 메리트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냥 우리는 자본력 없으니 후진 회사다. 그냥 저학력자들, 오갈 곳 없는 사람들 들어와라 이건가? 가끔씩 대기업 탓 하면서 우리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뉴스에 나와서 울상 짓는 것?)



나만의 근거 없는 자신감일 수는 있었겠지만, 난 딱 몇 년 정도면 그 중소기업에서의 주력 직원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순서대로 올라와라.

서열대로 올라와라.

이쪽 업무가 처음이면 막내로 시작해서 시다바리를 해라.


결국 똑같은 문화....


그래서 여차 여차 해서 일단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난 그냥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며 내가 일하는 스타일로 업무를 배웠다.


답답함이 밀려왔지만, 그렇게 참으면서 일을 했었다.


내가 일을 습득하는 속도는 예상대로 빨랐다.


경력자들은 알겠지만, 어떤 업무에 배치가 되면 현황 파악 하고 해야할일 몇가지 파악하면 일에 대한 견적이 나오기 때문에, 무엇을 알아야 할지 스스로 빨리 빨리 원 근무자에게 물어봐서 알아보기 때문이다.


꼭 같은 계열의 직종이 아니어도 말이다.


그렇게 일을 하게 되면서 중소기업들의 기업 문화에 대해서 체험을 하게 되었다.


나의 의견. 의사. 아이디어?


그런 것들을 나눌 기회, 문화는 없었다.


사장은 그냥, 


"아이고 우리 하늘 같은 사장님."


똑같은 그런... 사장이었을 뿐이다.


직원 별로 되지도 않는 중소기업에서 부장, 차장, 과장, 대리 라고 서로 눈치보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급 이름들은 참 높다.

 

 



난 연달아 중소기업들을 계속 배신했다.


그 중소기업의 과장이라는 사람 급의 업무를 대리할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에는 예상대로 짧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난 애초에, 그 몇십만원 내게 투자하는 것이 아까워서 간 보는 중소기업 사장을 보면서, 입사 전 부터 그냥 알바한다 생각하고 다양한 일이나 해보면서 식견이나 넓힐 요량으로 입사했었다. 


난 애초에, 돈은 그냥 중소기업 신입사원 연봉줘도 상관 없으니 적응이나 빨리 하자고 직급을 달라고 했을 때, 규정, 원칙 따지는 그 중소기업 사장들의 수준을 보며 처음부터 그냥 세상 경험이나 할 겸 입사했기 때문이었다.


(아마 내가 면접 때 말한 조건으로 직급이라도 제대로 줬다면, 빠르다는 말을 듣는 나의 업무 습득 속도는 4배 정도는 더 빨랐을 것이다.)


물론, 그 중소기업 사장들은 내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의 50% 정도에도 매우 만족해 했다.


과장 같지도 않은 과장, 부장 같지도 않은 부장 자리에 앉혀놓고 자기들끼리 뭐하는지 추진력도 없이 일하고 있으니, 내가 대충 일하는 액션만 취해줘도 그들이 좋아할 만 했다.


난 지금까지 다닌 중소기업에서 모두 이런 말을 들었었다.


"내가 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당신 같은 직원은 처음 본다."


가령, 일하는 태도, 업무 습득 속도, 일을 처리하는 방식, 책임감 등에서 말이다.



난 그런 말을 들을 수준에 도달했을 때, 


퇴사했다. 


물론 예상대로 사장은 그냥 그런 사장이었다. 


그저 그런 중소기업 사장을 위해서 내가 열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중소기업들의 문화를 파악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원채 지금까지 XX 같은 기업문화, 각종 조직문화에서만 일해 온 터라, 그들의 눈 빛만 보고, 말투만 들어도 그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대기업에서 그토록 싫어했던,


"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행동과 말만 하기. 내 생각은 절대 말하지 않기"


를 했을 뿐이다. 당연히 그러니까 좋아하더라.


당연히 그러니까 그 회사들은 내게 메리트가 없었다.


내가 여기서 이럴 것이라면 여기에 다닐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고작 한 달 10만원, 20만원 월급 차이 가지고...

그럼 돈 작게 주든지 말든지 하고, 고작 체계도 없는 조직에서 직급하나 달라고 하는 것 가지고...




그래서 차 후 중견기업에 입사를 하게 되었는데,


경력 대우도, 급여도 알아서 나름 합리적으로 조율해서 해주더라......



이건, 사람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다를 뿐이다.


"이정도 사람이면 이정도는 줘야 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는 중견기업과,


"우린 무조건 바닥 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 경력은 인정해줄 수 없어요."


라는 중소기업과,


누가 더 메리트가 있는가? 인재를 대하는 생각의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는 말이다.



어처구니 없지 않은가.


더 좋은 조건으로,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날 사용할 수 있는 기회인데.


사장이라는 사람이 고작 그 10만원, 20만원에 벌벌 떨고 앉아 있으니...



만약.


그 중소기업 사장이라는 사람이 이런 멘트를 던졌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경력도 있고 대졸자인데, 너무 적은 연봉 아닌가요? 우리도 중소기업이라서 넉넉하지 않은데, 말한 급여보다 조금 더 주도록 노력해볼께요. "


이런 립서비스만 해줘도, 당신들은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았을텐데.


당장 눈 앞에 10만원, 20만원 월급 덜 주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내가 면접에서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는데...


그 느낌이 안오나...



그래서 중소기업은 계속 당신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다고 본다.


자기들끼리 직급놀이 하기.


사장 놀이하기.


부장 놀이하기.


업력은 10년, 20년이 넘는다는데, 계속 제자리.


개혁? 변화? 중소기업의 창의성? 도전정신?


헛웃음이 나온다.


내가 볼 때는 100개의 중소기업 중 딱 1개 정도.


(물론, 앞서나가는 마인드의 중소기업에 대한 글이 아니다.)


Written by Kavin


(너 한테 니가 말 한 연봉보다 더 주겠다는 중소기업이 있기는 있었냐?)


있었지. 몇 군데...


(그런 곳이 있었어?)


게다가, 자기들이 사업하는 분야에서 1년 정도만 고생해주면 더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고 하더군.


(왜 거기 안갔어?)


아쉽게도 내가 그 때 건강에 좀 문제가 생겼어. 그래서 입사를 포기하겠다고 했지.

아깝지만, 어쩔 수 있나. 


(이야... 그래도 그런 중소기업이 있기는 했구나.)


지금 잘나가고 있는 것 같더라.

보통 그런 중소기업 사장이나 대표이사들은 겸손하더라.



이 차이야.


이 차이.



사람에 투자하느냐.


하지 않느냐.


고작 한 달 10만원 더 주기 싫어서 인재를 잡느냐 놓치느냐.


사장이 자신의 기업 규모를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대처하느냐, 허세에 빠져있느냐.



편의점 사장이, 직함이 사장이니까 다 같은 사장이라고


대기업 사장 처럼 행동하면 그 편의점에 돌아가겠냐.


계속 그렇게 기업을 운영하면,


인재들이 들어오겠나.


인재들이 없다고 탓하지 말고,


중소기업이 메리트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들만의 장점을 만들생각을 하라고.


조직문화라든지, 업무의 유연함,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라든지.


똑같이 행동하지 말고.


어떤 곳은 나보고 처음에 일단 3개월 수습기간 있다고 하더라.



중소기업이니까 혹시 도망가지 않을까 부터 걱정하지 말고,


도망가지 않을 기업 문화를 만들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중소기업 다니면 배울 것 많다며.)


장점도 있지.


나도 일하면서 많이 배웠으니까.

위에서도 식견을 넓히려고 들어갔다고 했잖아.


이 글에서는 일적인 면을 말하는게 아니라,


사장들의 태도를 말하는거야.


사람을 대하는 자세. 마음가짐. 태도.


위에서 말했잖아.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의 50% 밖에 내지 않았다고.


더 노력해 줄 필요 있나?


누구 좋으라고. 사장님? 후후....


고작 나 채용할 때 10만원 더 쓰는 것에 벌벌 떠는 사장님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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