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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내가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선하게 생기셨어요."


(로맨틱 브리즈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PurplePine 님의 유튜브)


난 어색하게 웃으면서 반문한다.


"에이... 내가 무슨...."


난 좋은 피부를 가진 것도 아니고,


귀티나는 외모도 아니고,


이따금 내가 나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면


"에휴...얼굴이 왜 이렇게 생겼냐..."


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게 선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해준다.


그리고 그런 말의 빈도수는 날이 갈 수록 증가하고 있다.


내가 나의 얼굴을 보면 전혀 착하게 생기지 않았는데...


거울 속의 내 모습은 그냥 힘 없는 세상 포기 한 사람의 모습이다.



글쎄...


내가 왜 이런 말을 자주 듣는지 그냥 한 번 생각해 본다.



내가 과거의 나와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을 찾아내면, 아마도 내가 이런 말을 자주 듣는 이유를 알게 될 것 같다.



뭐가 달라졌을까....


가장 많이 변한 내 모습. 그것은 무엇일까...

 

 



흐...


그래...


가장 많이 변한 모습이라면,


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몸이 아프다고 하면, 나의 아픔을 떠올리며 그의 마음에 나는 큰 동질감을 느낀다.


누군가가 기뻐하면 나는 과거의 나의 기쁨과 성취감을 떠올리며 그의 즐거움을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누군가가 마음의 상처를 입어 슬퍼하면, 나는 나의 상처를 떠올리며 그가 참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실패해서 좌절하면, 나의 실패를 떠올리고...


누군가가 삶에 지쳐하면, 나의 지친 삶을 떠올린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이가 들어갈 수록 내게 마음을 터놓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의 이전의 모습은,


누군가가 기뻐하면 부러워하고 질투했고,


누군가가 아파하면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하지 생각했었다.


누군가가 실패하면 앞에서는 걱정해주는 척 하고, 뒤에서는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꼈었다.


누군가가 삶에 지쳐하면, 인내심 없는 그를 보며 겉으로는 위로하는 척 연기를, 속으로는 상대방을 인내심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고 무시했었다.



그가 살아온 삶이 그대로 얼굴에 나타난다고 하지 않던가.


적어도 난 내가 겪은 수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나름대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내가 과거에 이기적이고 세상물정 모르고 내 중심적인 사고를 해온 사람이었을 수는 있겠지만,


난 그 모든 것들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꽤나 오랫동안 하나 하나씩, 서서히 변해갔으며,


이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다.


이제 그 변한 내 마음이, 삶에 대한 자세가 얼굴에 조금씩 뭍어나기 시작하나 보다.


(굿윌헌팅에서 나온 로빈윌리엄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편하고 그냥 편한사람. 대화가 되는 사람. 이해를 해주려고 하는 사람...)



하나 하나씩 인생의 주름살이 얼굴에 늘어가지만,


난 지금의 내가 좋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서 좋고,


다른 사람에게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좋다.


다른 사람의 고민을 함께 해줄 수 있어서 좋고,


다른 사람의 기쁨을 함께 즐거워해줄 수 있어서 좋다.



세상에는 정의를 외치면서 정의의 사도를 자청하는 수 많은 표독스러운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선을 좋아하고, 공의를 행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얼굴에는 욕심과 이기심, 질투심과 분노가 가득 차 있다.

 

 



어떤 여직원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내게 이렇게 말했다.


"회사 다니면서 누구에게도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없는데, 케빈에게 하게 되네요.... 신기해요..."



난 웃으면서 답했다.


"해도 되요. 나에게는."



그 여직원은 내게 걱정되는 말투로 말했다.


"비밀 지켜주셔야해요?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말이라서..."



난 답했다.


"떠벌리고 싶어도 나랑 대화할 상대도 없어요. 나 회사에서 왕따에요."


"에이...무슨 왕따. 아니면서."



난 나의 삶에 찌든 표정을 장난스럽게 지어보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내 얼굴을 봐요. 그런 말 하고 다니게 생겼나...난 나 살기도 힘들어요...."



그리고 그녀는 내 축 처진 표정을 보고 재미있다는 듯 웃고 끝난다.


Written by Kavin


(정말 멋진 로빈 윌리엄스.)


나는 가진 것이 없다.


그러나 내가 가진 유일한 것은


따뜻한 미소이다.


삶의 끝자락 까지 가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세상도 포기한 여유있는 미소 말이다.


세상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웃으면서 장난쳐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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