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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선균씨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그를 향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믿어지지 않지만 그리고 너무 어색하지만 그의 프로필에는 이선균 사망일 2023년 12월 27이라고 적혀 있다.

지금까지 많은 배우들이 여러가지 사유로 유명을 달리했지만, 뭔가 이선균 배우의 떠남은 뭔가 다른 느낌이다... 마음 한 구석이 착작해짐을 느낀다. 만나본 적 없지만, 그는 뭔가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오랜시간을 함께 해온 친근한 배우였던 것 같다.

 

이선균이라는 배우는 내게 있어서 그냥 괜찮게 생각하는 수십명, 아니 수백명의 배우 중 한명 일 뿐이었다. 그렇기의 그의 사망 소식은 수 많은 흘러가는 뉴스 중 하나일 것이다.

 

어떤 배우를 좋아한다는 것, 특히 그 배우의 연기력을 마음에 들어한다는 것은 그 배우가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의 출연작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찾아서 보게 만든다는 뜻일 것이다.

 

내가 이선균 배우를 좋아하는 배우였다고 딱히 집어서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난 그가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 나왔다고 해서 그 작품을 찾아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내가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보게 된 계기들은 거의 유튜브에 나오는 지나간 드라마 쇼츠나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서 였고, 보다보니 재밌는 것 같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찾아보는 것 들이었다.

 

이선균 배우가 나와서 그 작품을 본 것이 아니라, 우연히 재밌는 작품을 보다보니 이선균 배우가 출연하고 있었다라는 것이 맞겠다.

 

그의 연기스타일을 딱히 선호하지는 않는다. 이선균씨의 연기스타일에는 아마 호불호가 갈리는 편일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의 발성이나 목소리가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겠고, 또한 상당수는 좀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테니 말이다. 그는 전통적인 인 발성과 음성을 구사하는 배우라기 보다는 개성파 배우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가능한한 연기자의 정확한 딕션, 시원한 발성을 좋아하는 편인 나는  이선균씨의 연기 스타일이 마음에 꼭 들었다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들 중 재밌게 본 작품들이 몇 가지 있었다는 것은, 이선균씨가 말하는 연기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다.

 

이선균 그만의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었던 배우였다.

 

나는 배우 이선균의 어떤 연기력에 끌렸던걸까... ...

 

나는 이선균씨의 뭔가 평범한듯 하지만 깔끔한 외모와 티나게 꾸미지 않았지만 뭔가 댄디한 패션 스타일을 좋아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듯한 모습에서 스며나오는 자연스러움, 그 자연스러움이 가져다주는 극중 캐릭터에 대한 진중함이 괜찮았던 것 같다.

 

 그렇다. 나에게 이선균이라는 배우는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나오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배우였다. 호와 불호의 가운데가 100점 만점의 50점이라면 이선균이라는 배우는 내게 70점 같은 배우였다.

 

내게 기억되는 70점 짜리 배우는 수를 헤아리기에는 너무 많다. 그래서 그의 부고는 내 삶에 큰 이벤트는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글을 적는 것은, 그는 수 많은 작품 중에 내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 중 하나인 "나의 아저씨" 라는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이선균 아이유의 드라마 명작 나의 아저씨.

 

작중에 그는 말 그대로 나의 아저씨 역할을 소화했었다.

 

평범한 40대 중반의 건축회사 박동훈 부장의 역할을 수행했던 그는, 요즘 드라마에서 처럼 말도 안되는 오버스러운 회사생활, 말도 안되는 중년 부장의 역할이 아닌, 어쩌면 주변에 있을 법한 친숙하고 익숙한 중년으로서의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내 욕심으로는 조금 더, 조금 더 현실적인 40대 중년 부장님의 모습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드라마 대본의 한계라는 것을 감안해야 하기에 그 정도면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여성작가들의 말도 안되는 저급한 직장생활 스토리와는 달리 상당히 현실적인 모습을 담았다고 볼 수 있겠다. 

 

드라마를 보면서 아이유씨가 맡은 이지안이라는 역할도 상당히 좋았고, 가수 아이유가 아닌 연기자 아이유에게 있어서 그녀의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상당히 잘 어울리는 배역이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여기서 그 드라마가 재밌었다 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난...

 

그 드라마에서 몇 번 눈물이 핑 돈 적이 있었다. 눈물샘이 말랐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 눈물을 잘 흘리는 편이 아니고, 속은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지만 그 감수성을 짓누리는 현실적인 사고가 나의 눈물을 막을 때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끝이 따가워지며 눈물이 핑 돌았다는 것은 꽤나 감동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정도 감동을 선사할 정도라면 내겐 역대급 작품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내가 손 꼽는 괜찮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 그 드라마의 주연 이선균, 그것이 나와 그의 감정의 연결고리인 것이다.

 

https://youtu.be/GRWh711Y_dw?si=YhVdo4zy4uHTpEJf

나의 아저씨 OST 정승환의 보통의 하루.

 

나의 아저씨 드라마 분위기에 잘 맞는 OST이다.

정승환의 보통의 하루 라는 OST를 들으며 글을 적는다.

 

아직도 잘 잊혀지지 않는 나의 아저씨 드라마의 명대사가 있다. 제작년이 2018년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5년이나 된 드라마인데,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여전히 기억에 남는 이선균 배우의 나의 아저씨 명대사를 한 번 적어본다.

 

나의 아저씨 이선균의 명대사

 

 

그러니까 봐. 어?
봐!

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사나 꼭 봐.
다 아무것도 아니야.

쪽팔린거? 인생망가졌다고 사람들 소근거리는거?
다 아무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자신의 어두운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과, 작 중 아저씨 박동훈 부장을 도청해 가며 속인 미안함, 그에 대한 연민과 애틋한 사랑의 감정 등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눈물을 흘리던 이지안.

 

그에게 박동훈 부장이 매우 담담하게 위와 같이 말한다.

 

이 대사는 박동훈 부장이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난 괜찮다라는 의미로 말한 대사였지만, 이 대사의 중의적인 표현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눈물을 선사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의적 표현.

 

즉, 박동훈 부장은 나는 괜찮다라고 말한것이지만, 동시에 망가져버린 인생을 사는 아이유에게 너 역시 괜찮다, 너의 삶이 이렇게 된것, 사람들이 너를 향해 욕하는 것, 그런 것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라고도 할 수 있다.

 

인생에 좌절하고, 실패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중반을 살아본 중년의 아저씨가 아무것도 아니니까 행복하게 살자 라고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박동훈 부장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이지안.

 

평소 자신의 아픔과 어두운 과거를 숨기며 냉정한 척 살아가는 아이유는 여기서 눈물을 흘리며 감정에 복받쳐 눈물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인다.

 

박동훈 부장의 말은, 이지안 자신에게도 위로가 되는 말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박동훈 부장도 자신에게 있는 어려움과 슬픔, 이지안에게도 자신의 아픔, 그 모든 것들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것과, 우리 함께 아무렇지 않게 다 이겨내고 잘 살 수 있다라는 중의적 메시지 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그 드라마를 시청하던 나는 그 때 당시 그렇게 느꼈다.

 

박동훈 부장의 말은 나에게 다음과 같이 들리는 듯 했다.

 

괜찮아.
지금 너의 망가지고 쪽팔린 모습 아무것도 아니야.

사람들이 뭐라하든 신경쓰지마.
다 극복하고 살 수 있어. 별것 아니야.

그러니까, 나 보는 거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연락해.
그냥 아무일도 없듯이 밝은 모습으로 봐.

난 너 계속 볼거야. 사람들이 뭐라하든 신경안써.

 

 

이렇게 말이다.

 

 

만약에...

 

내가 이선균씨와 친구관계였다면....

 

난...

 

난 이렇게 말해줬을 것 같다.

 

 

괜찮아... ...
사람들이 너에게 하는 거친 말들. 찌르는 창과 같은 날카로운 말들.
그런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살면 되는거야.
사람들이 뭐라하든 상관 없어.

그냥 앞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면 돼.
아무일 없는 듯...
그냥 하루 하루 살면 되는거야.

괜찮아.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거야...
그러니까 무너지지 마.
내일, 같이 밥이나 먹자.

 

 

이렇게 말해줬을 것 같은데 아쉽다... ...

 

이선균씨가 작중 많은 사람들의 외롭고 힘든 삶에 위로와 힘을 주었다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가 주었던 위로를 다시 돌려줄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사람들이 뭐라하든 상관없다.

난 이선균씨를 아름다운 대사로 삶에 대한 희망과 위로를 주었던 배우로 기억할 것이다.

 

마지막에 홀로 외로이 있을 때, 그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

멈추지 않고 빠르게 뛰는 심장박동 소리가 얼마나 그를 슬프게 했을까... ...

 

누군가가 힘들 때...

꼭 그 사람의 옆에 함께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Written by Kavin

 

 

이선균 당신은 좋은 배우였고,
당신의 드라마 속 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 
때로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중성이 그 사람의 삶 전부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단편적인 모습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쉽게 판단하려 하지만
난 그 순간적인 모습들이 그 자신이라고 절대 생각치 않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하나의 긴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 속의 사실과 이유는 본인만이 아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타인의 삶을 평가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의 아저씨 이선균씨로 기억하며 살겁니다.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의 기억이 큰 의미는 없겠지만,
당신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의 연기에
수 많은 사람들이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영원히 나의 아저씨 이선균 그 모습 그대로 기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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