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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백신을 맞으러 갔다.

 

원래는 백신을 맞고 싶지 않았으나,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백신을 맞지 않으면 역적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그냥 맞기로 했다.

 

스마트폰으로 예약 당시 나는 "모더나" 를 맞고 싶었다.

젊은 친구들이나, 우리 주식하는 친구들은 당연히 모더나를 가장 선호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얍삽하게도, "모더나 혹은 화이자" 라는 선택 단추가 있었다.

 

모더나면 모더나고 화이자면 화이자지... ... 결국 둘 중 랜덤이라는 뜻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단추를 선택했고,

 

역시나 재수없게 "화이자" 가 당첨되었다.

 

"pfizer 당첨."

나는 동네에 있는 개인 내과의원에서 맞게 되었다.

 

개인병원 답게 시설이 좀 허름하고, 조명 역시 어두웠다.

 

나는 이른 아침 시간에 예약을 했는데,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나는 예약시간에 거의 딱 맞춰서 갔는데, 예약 시간보다 좀 더 일찍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간호사들은 역시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개인 병원 간호사 특유의 불친절하고 퉁명스러운 말투, 사무적인 말투였다.

 

어짜피 이 병원에 다닐 일은 없으니까 게의치 않았다.

 

 

재미있게도, 나름대로 규모가 큰 병원일 수록 간호사든, 직원이든 상대적으로 더 친절한 편이라고 느낀다.

 

뭔가 이런 개인 병원의 간호사들은 불만이 가득해 보인다.

 

간호사인지, 간호조무사인지 알수 없지만 말이다.

 

지인 중에 간호사가 있는데, 그 분이 하는 말로는 개인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실제 간호사가 거의 1명 정도만 있고 나머지는 아니라고 하더라. 그냥 사설.

 

 

기계적인 접수를 했다.

 

매우 간단한 인적사항과 매우 간단한 문진표를 작성했다.

 

작성 시간은 1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나서 자리에 앉아 10분 동안 대기했다.

 

 

간호사가 백신을 맞을 사람들을 호명한다.

 

그리고 의사선생님이 내 문진표를 보면서 알레르기 반응등에 대한 간단한 질문을 했다.

 

그 역시 몇 십초면 된다. 의사선생님은 마지막으로 6주 뒤에 2차 접종 자동예약이 된다고 말해주었다.

 

 

주사실로 들어갔다.

 

나는... ....

 

평소에 조금씩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인데, 힘을 딱히 주지 않아도 그냥 아주 약간의 팔근육이 튀어나와 있다.

 

간호사는 내게 팔에 힘을 주지 말라고 한다..

 

"안줬어요... ..."

 

다시 힘을 주지 말라고 한다.

 

"정말 안줬어요....그냥 주사 놓으시면 되요... ..."

 

만약 백신을 아직 맞지 않은 분이 있다면 팔소매가 쉽게 올라가는 옷을 입고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팔 걷어 올리세요."

 

간호사는 주사를 그냥 놓으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로 놓아버리고 그렇게 순식간에 접종은 끝났다.

 

글쎄... ...

 

일반적인 주사 수준의 통증이었다. 남자 기준으로는 안아프다 라고 할 수 있겠다.

 

 

간호사는 접종 부위에 조그마한 지열용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주사를 맞고, 간호사는 내게 15분 짜리 타임어택이 시작된 조그마한 타이머를 쥐어주었다.

 

그리고, 주사실 밖에 있는 접종 후 대기장소에서 15분 동안 그냥 대기하고 있는다.

 

간호사는 혹시 모를 통증이나 어지러움증, 고열, 마비 증세가 주사 접종 후 있을 수도 있기에 대기해야 한다고 말해줬다.

 

 

접종 후 대기실에서 사람들은 지열 스티커를 계속 붙잡고 있는다.

 

주사를 맞은 팔을 반대쪽 팔로 잡고 있는다는 것이다.

 

모두 그러고 있었다.

 

 

잠깐만 지열을 하면 될 것 같은데, 사람들은 일반적인 주사를 맞을 때와는 다르게 지열 스티커를 5분 넘게 잡고 있다.

 

그럴 것 까지는 없어보였다. 

난 그냥  30초 정도만 지열을 해주다가 손을 떼고 스마트폰을 했다.

 

 

그렇게 지루한 시간이 흘러가고 이윽고 타이머가 울린다.

 

대기시간 15분이 끝났다.

 

간호사에게 타이머를 가져다 준다.

 

간호사는 몸에 이상이 없냐고 물어본다.

 

없다고 답했다.

 

 

끝.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기계적인 코로나 백신 접종은 마무리 된다.

 

 

접종이 완료되면 바로인지, 몇 시간 후인지 모르겠지만 카톡친구로 등록한 국민비서 구삐에게 카톡이 온다.

 

"1차 접종 완료"

 

그리고 2차 접종 예정일까지 그 아래 적혀 있어서 확인할 수 있다.

 

 

난 1차 접종을 이렇게 맞췄다.

 

그 유명한 1차 접종자, 혹시 모를 위드 코로나를 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을 갖춘 것이다.

 

 

부모님은 벌써 아스트라제네카를 1,2차 모두 맞으셨다.

 

어머니께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다.

 

"엄마. 가능한한 모더나로 맞으세요. 아셨죠? 그 회사가 제약업계의 삼성같은 회사에요."

 

 

그러나 노인이었던 부모님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오직 아스트라제네카."

 

부모님은 모두 1,2차 접종을 마치셨다.

 

어머니는 가끔씩 우스갯 소리로 말씀하신다.

 

"늙은이들은 가장 싼걸로 아무거나 맞아도 상관없다는 건가 보네... 하하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가장 남아도니까 그냥 그거 맞으세요. 효과? 뭐 있긴 있을거에요."

 

어머니께서는 내가 백신을 맞기 전에 어떤 백신을 맞냐고 물으셨었다.

 

"화이자 걸렸어요... ..."

 

어머니는 화이자라는 말에 걱정하셨다.

 

왜냐하면 요즘 뉴스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는 피해자나 혹은 사망자가 많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렇지도 않아요."

 

어머니는 내게 외출할 때는 무조건 타이레놀을 챙겨 나가라고 하셨다.

 

난 피식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의 말로는 10명 중에 2명이 아프다고 느낄 수준의 진통을 겪을 확률이 있다고 했다.

또한 100만명 중 4명 정도 꼴로 큰 고통이나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사전에 고지해 줬다.

 

뭐...

 

나는 아니겠지.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 모두 나와 같은 마음 아닐까.

 

"뭐... 나는 아니겠지... .... 난 건강하고 멀쩡하니까... ..."

 

"그냥 별 것 없었어요."

 

주사가 아무래도 약성분이 강한 주사이다 보니 주사를 맞은 부위에 주사 맞고 난 후 생기는 특유의 근육통은 있다.

지금까지는 그 정도 수준이다.

 

3일에서 5일 뒤에 심한 고열을 앓아 고생했다는 인터넷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컨디션으로 예상해보면, 그럴일은 없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난 다행히 10명 중 8명의 집단에 해당되나 보다.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 때가 더 아프다는 인터넷 경험담을 보았다.

2차 때는 어떤가 봐야겠다.

 

 

난 원래 병원을 집처럼 다니면서 주사를 지겹도록 맞아봐서,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

 

 

앞으로 백신을 맞을, 혹은 2차 백신을 맞을 분들이 아무 탈 없이 접종을 잘 완료했으면 좋겠다.

 

타인이 접종을 한 뒤 아무런 증세가 없다고 해서, 본인도 꼭 그렇다는 법은 없다.

 

살아오면서 많이 아파봐서, 사람의 건강, 체질은 너무 제각각이고 예측불가능한 면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의하고, 조심했으면 한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타인의 허세에 방심하지 않기를 빈다.

 

신체의 고통은 때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오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후기 끝.

 

Written by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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