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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커밍아웃을 한다.


나는 전라도 사람이다.


"뭐... ... 뭐라고요? 몰랐네... ..."


뭐, 중간 중간, 사회 정치 칼럼에서, 나는 내가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한 적이 있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은 것은, 구태여 말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에 대한 나의 비판글에 대해서, 나를 마치 극우파의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한 댓글들을 접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전라도가 고향인 사람으로써 글을 한 번 적어볼까 해서 커밍아웃을 해본다.



물론, 나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서울로 이사와서 나의 기억의 시작점은 모두 서울이다.


어린시절의 추억, 학창시절의 추억 그 모든 것은 서울에서의 기억 밖에 없고, 난 고향은 전라도이지만 서울이 진정한 고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부모는 모두 전라도 사람, 나의 친척은 모두 전라도 사람이다. 조부, 외조부 까지 모두 완전히 전라도 사람들이다. 


사돈의 팔촌까지.


모두 전라도.


난 뼈 속 까지 전라도 사람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살아왔다.



나의 사회생활에서의 삶은 서울사람이었을지 모르지만, 나의 가정에서의 삶은 전라도 사람이었다.


친척이라도 모이는 일이 있으면,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 전라도 사람들의 정치 토론이 이어진다.



그래서 난 어쩌면 전라도, 경상도, 서울의 지역적 차이를 떠나서 이쪽과 저쪽의 문화를 모두 경험한 나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난 약간 오래된 사람이기에,


내가 학창시절만 해도, 자기소개를 할 때


"고향이 어디인가?"


를 항상 밝혀야 했다.



어린 시절 나는, 나의 부모에게서 항상 이렇게 교육을 받아왔다.


"자기 소개할 때 고향이 전라도 라고 하지 말고, 서울이라고 해라."


라고 말이다.


거짓말을 시킨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학창 시절, 나는 부모의 교육에 따라 전라도 사람이라고 밝히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아무 생각 없이 난 항상 나를 서울 사람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훗날 어른이 되어, 나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게 되면서, 난 언제나 고향을 이렇게 말한다.


"전라도."


라고 말이다. 물론 누군가가 물어 볼 때 말이다.


물어보지도 않는데, 뭐 고향이 어딘지 말할 필요가 있는가.



부끄럽다? 무엇이 부끄럽단 말인가.


태어난 지역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나의 태어난 고향이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난 그냥 전라도에서 태어난 법적인 고향이 전라도이고, 어려서부터 평생을 서울에서만 살았던 서울 사람이다.


나의 부모는 인생의 절반을 전라도에서 살았을지 몰라도, 난 전라도에 대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난 전라도 사람인 나의 가족, 나의 친척 일가에게 암묵적으로 항상 정치적 성향과 지역적 가치관에 대한 세뇌를 강제로 당해왔는지는 모르겠다.



난 그래서 전라도 사람들의 피해의식에 대해서도 잘 이해한다.


가족이 모두 전라도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지역적 차별에 대해서 이해못하는 서울 사람들에 대해서도 잘 이해한다.


난 서울에서 거의 모든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조국 전 장관 자녀들의 입시 비리 의혹들에 대해서 비판하며, 정경심 교수의 사모 펀드 의혹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 사람들은 내가 우파, 경상도 사람인 줄 안다.


난 경상도도 아니고 전라도도 아니다.


난 그냥 나이다.


나.

 

 


교육을 받아오며,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나쁜지 배웠고, 복수보다 화합과 용서가 중요하고 소중함을 배워왔다.


그래서 난 내가 살면서 학교에서, 혹은 사람들을 통해 배운 인생과 사회 속에서의 배움으로 판단한다.


지역적 편견은 없다.


그건 좋지 않다고 배웠기 때문이며, 내 스스로 그것이 좋지 않은 판단기준임을 삶을 통해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면 한 순간의 성난 폭도와 군중들로 인해 한 순간에 박정희 대통령을 숭배하는 우파로 평가되며, 정경심 교수의 잘못된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 비판하면 한 순간에 경제의 경도 모르는 초등학생으로 평가 되기도 하며,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 비판하면 경상도 친일파로 평가되기도 한다.



재밌지 않은가.


나보다 전라도에 대해서 더 모를 인간들이, 나보다 전라도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도 못할 인간들이 내가 그들의 의견에 한마디라도 반대하면 친일파에서 경상도 사람, 박정희의 독재주의를 찬양하는 강압적 권력 칭송자로 부른다.



난 사회 생활을 하며, 내가 전라도 사람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 본 적 없다.


내가 경험한 인생에서, 사람들은 타인의 고향으로 사람의 단편적인 부분을 평가할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적인 평가는 그 사람 자체의 됨됨이를 본다는 것을 배워왔다.


나는 전라도에도 친구가 있고, 경상도에도 친구가 있으며, 물론 서울에도, 그리고 충청도에도 있다.


친구들과 나의 고향이나 내 친구의 고향으로 인해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냥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서 그냥 그대로 자신의 의견을 말할 뿐이며, 그리고 그 의견들이 말 그대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무조건적인 편향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애초에 그런 사람들과는 친구의 연도 맺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좌파이기 때문에 무조건 응원하는 사람과는 애초에 친구의 관계를 맺지 않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우파이기 때문에 무조건 응원하는 사람과는 애초에 인연을 맺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짜피 나중에 쉽게 떠날 사람들이라는 것을 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강조하지 않던가.


무식한 사람이 가장 잔인하고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난 그런 무식한 편먹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피한다.



난 어렸을 적, 고향을 숨기라는 내 부모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전라도가 고향인 것을 왜 숨기려 해?. 내가 잘났으면 됐지."



그러면서도, 훗날 자신의 고향을 숨겨야 하는 부모의 마음도 이해하기도 했다.


"그래. 옛날 시대에는 전라도가 아픈 기억이 있으니까... ..."



5.18 광주 사태의 아픈 기억.


글쎄.


솔직히 말하면 난 그 당시에 살았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또한 그 지역에 있었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난 모른다.


우파들이 말하는 그것이 폭동이었는지,


좌파들이 말하는 그것이 민주화 운동이었는지,


난 모른다.


하도 편협한 역사 왜곡적 뉴스들이 많다보니 나도 뭐가 맞는지 알 수 없다.



내가 아는 것은 단 하나이다.


언제까지 그 갈등으로 싸움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런 대립의 구조를 만들어서 이득을 보는 집단은 서민 코스프레하는 배부른 권력자 정치인들이라는 것,


이해할 부분은 이해하고, 감싸줄 것은 감싸줘야 하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는 것.



어떤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무조건 이편 저편 나눠서 편가르기 싸움을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아닌가.


당신은 경상도 사람이라서 한일전 축구를 하면 일본을 응원하는가. 소마, 나라하시, 나카타를 응원하는가.



당신은 전라도 사람이라서 남북 축구를 하면 북한을 응원하는가. 손흥민이 북한에서 부상위협을 당한 상황에서 돌아온 손흥민을 비판하는가?



모두 빨간 레드데빌 티를 입고 한국 선수를 응원하지 않는가.



우리는 결국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 코딱지만한 나라에서 가를 것이 무엇이 있다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나누는가.



나의 이런 생각이 정신병적인 사고라고 말할 사람 있는가.



난 전라도 사람이든, 경상도 사림이든, 서울 사람이든 간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그냥 서민에 불과하다.



내가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온 바,


실제 인생속에서 대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적인 사람을 싫어하며,


경상도 사람이라서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예의 없는 사람을 싫어한다.


충청도 사람이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배려심 없는 사람을 배척한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로인 사람을 싫어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한국 사람이다.


아니, 그것이 세계 그 어느 곳에서든, 그냥 인간의 특징이다.



고향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며 인터넷에 폭력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책을 한 권 더 보길 권한다.


Written by Kavin.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전라도 사람도, 경상도 사람도, 서울 사람도 아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무식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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