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힘이 들겠지.

살아보니 알겠더라.

니가 힘들다라는 것 알겠더라.

힘이 든데, 힘들지 않은 척 하고 살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

(아리야의 beautiful mind를 들으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왜 힘이 드는 것인지,

어떻게 하면 힘이 들지 않는지,

그런 것들을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 댈 필요 없다는 것, 나는 알아.

난 그저 같이 걷고 싶을 뿐이야.

그런 건 어때?

조용히 강가를 같이 걷는거야.

아무 말 없이 말이야.

천천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냥 아무 말 없이 같이 걷는거야.

그렇게 걷다 보면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생길 수도 있고,

뭐 끝도 없이 아무말 안하고 걸을 수도 있겠지.

상관없어.

그냥 같이 걷는거야.

걷다가 배고프면 밥이나 먹을까 물어보고,

걷다가 다리 아프면 잠깐 벤치에 앉아 쉬었다 갈까 물어보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걷는거야.

아픈 이유가 뭐야?

아프면 병원에 가면 되잖아.

힘든 이유가 뭐야?

인생이란 그 힘든 것들을 견뎌내야 하는거야.

그 고통을 견뎌야 하는거야.

이런 쓸데 없는 소리 말고,

그냥 같이 걷는거야.

니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난 니 감정을 느낄 수 있으니까.

열정이 없다.

노력하지 않는다.

고통 없는 대가는 없다.

그런 틀에 박힌 인생 조언 말고,

그냥 같이 걷는거야.

왜 열정을 가져야 하는지,

왜 노력해야 하는지,

왜 고통을 느껴야만 하는지,

아니 왜 태어나야만 하는건지 괴로운 사람에게,

그런 말 들이 무슨 소용 있겠어.

부질 없는거야.

중요한 건,

내가 널 이해하고 있다는 믿음.

내가 너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는 믿음.

그 믿음만 있으면 되는거야.

설교는 필요 없어.

세상의 지식을 담아 너에게 거창한 강론을 펼칠 필요도 없어.

난,

나 역시 아프기 때문에 너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것 뿐이야.

저기 산 속에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더라.

옛날에 한 번 가본 적 있는데, 커피 값이 비싸서 사먹지 못했었어.

경치도 좋고, 바람도 시원해.

그냥 나중에 거기서 커피 한 잔 같이 마시는거야.

넌 뭘 좋아하니.

넌 뭐에 관심이 있니.

그런 질문 따위는 필요 없어.

그냥 커피 한 잔 하는거야.

가디건이 좋겠어.

산 속이라서 좀 추울 수도 있으니까.

편하게 앉아 그냥 아무 말 없이 산 속 경관을 바라보며

그냥 뜨거운 커피 한 잔 하는거야.

다 마시면,

글쎄.

또 사먹기에는 비싼데 말이지.

그럼 대충 시간 좀 보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야겠지.

아픈 사람에게

아프지 말라는 말이 무슨 소용이 있겠어.

우리는 어쩌면,

그냥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줄 사람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어.

그냥 아무 말 없이.

어떤 계획도 없이.

조언이나 감동적인 위로 없이.

그냥 말 없이 너의 주변을 서성거리는 그런 사람이 필요한지도 모르겠어.

이런 고요한 아름다움을 즐기기에,

흘러가는 시간을 여유있게 보내주기에는,

이 세상이 참,

각박하다.

근처에 강이 있니?

그곳에 앉을 만한 곳이 있어?

그럼 이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눈을 감아봐.

그리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그렇게 앉아있고 싶을 때 까지 그렇게 흐르는 시간을 놓아줘.

강물에 비친 태양 빛을 보며,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그렇게.

세상이 말이야.

많이 변해가고 있어.

우리,

그 변해가는 세상을 너무 따라가려고 하지 말자.

우리,

그냥 내버려 두자.

난 말 없이 많은 시간을 보내왔어.

참 말 많고 재밌던 아이었는데,

난 말 수가 너무 줄어버렸어.

줄어든 말 수 만큼, 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거지.

막 화가나면,

내게 이것 저것 생각나는 아무말이나 해도 좋아.

그래도 괜찮아.

나도 그러고 싶은데 뭘.

Written by Kavin.

여러분의 공감 클릭과 댓글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