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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인생

(박장현의 두사람을 들으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을 탄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좁은 전동차 안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한다.

때로는
마치 단체로 어딘가에 끌려가는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한다.

(지하철 4호선. 내 인생은 4호선 인생이었다.)

어디론가 가야만 하고
무엇인가를 앞으로 해야만 하는 이 기분.

서로 전혀 본 적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조용히 이 공간에서 오르고 내린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옷을 입고 있지만

결국 시간에 쫓겨
의무감에 쫓겨
돈에 쫓겨

타고 싶지 않아도

이 지하철을 타야만 한다.

일상의 아침과 저녁.
지하철을 타아만 하는 인생이라면
그 사람이
조금더 잘났든
조금더 못났든
결국 비슷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우리는
그냥 서로 비슷한
서로 힘든
쫓기듯 살아가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피곤함에 골아 떨어진 여학생
스마트폰을 어색하게 바라보는 흰머리 할아버지
자동문 옆에 기대어 서있는 말끔한 직장인
큰 소리로 통화하는 눈치없는 아저씨
힘든 노동에 지친듯 한 외소한 아주머니
좁은 통로를 비집고 지나가는 청년
술에 취해 바닥에 주저앉은 아가씨
좁은 좌석에 다닥다닥 붙어 앉은 사람들.

결국 모두 비슷한 사람들이지 않을까.

이따금씩
잘생긴 남자들이 눈에 띄고
예쁜 여자들에 놀라기도 하고
개성있는 사람들에 시선이 간다.

그러나 그들도 지하철 인생.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인생.

아무렇지 안은척
여유있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결국
고단한 인생길 한 가운데 서 있는 사람들일 뿐.

우리는
힘든 발걸음에
진이 빠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 지하철안에 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나.
그래도 무엇인가를 하고 있고.
나.
그래도 오늘 무엇인가를 했구나.
나.
그래도 무엇인가 할 것이 있구나.

흔들리는 지하철.
소음이 끊이지 않는 이 지하철 안에서

우리는 어쩌면
서로를 보며 위안을 얻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에도
지금도
난 여전히 지하철 인생을 산다.

쓸쓸하고
거친 인생길.
목적지를 따라
우리는 함께 가고 있다.

지하철에서.

Written  by Kavin

(스마트폰으로 지하철에서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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