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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기까지... ...

 

Listening to the music "미망"

 

난 사랑을 좋아하는 아이었어.

 

누군가와의 만남.

 

그리고 설램.

 

모든 것들이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들이었어.

 

그런데 말이야. 세상을 살다보니, 내가 그리던 사랑이 이 세상이 말하는 사랑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사랑이, 내가 볼 때 너무나도 포장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게 된거지.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형제 간의 사랑

 

그 모든 사랑이 하나 하나씩 그 안의 진실이 벗겨져 가고 있는거야.

 

그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아니었어.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값지고 아름다운 가치라고 여겼던 인간들이 말하는 사랑이, 그 저 볼 품 없는 인간들 사이의 욕심으로 뭉쳐져 있는 거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거야.

 

 

 

아마 세상 사람들은 죽어도 그렇지 않다고 우길거야.

 

세상 사람들 90%는 말이지. 그렇게 우겨댈거야.

 

그래서 말하지 않는거야. 어짜피 우길 테니까.

 

내가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울상이 되서 내게 찾아온 적이 있었어.

 

그 때 그 친구의 말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해. 그 때는 그냥 웃어 넘겨 버렸었지만.

그 때 그 친구의 말은

 

"넌, 너희 부모님이 서로 사랑한다고 생각하니?"

 

였어. 난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 사랑하시지."

 

라고 대답했지. 그런데 나 역시 그냥 쇄뇌 당했기에 나의 부모가 서로 사랑한다고 자동적으로 답했을 뿐,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부모는 서로 사랑하지 않아.

 

그 친구는 그것을 일찍 깨달았을 뿐이야. 하지만 그런 질문을 그 친구가 던졌다는 것 자체가 그의 마음 속의 공허함이 너무나도 일찍 찾아왔다는 뜻이 되었겠지.

 

난 몰랐어. 그 때는. 그냥 습관처럼, 쇄뇌 당한것 처럼 자동 반사적으로 답해왔지.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인간의 사랑은 위대하다고."

 

그런데 난 그 친구보다 조금 더 늦게 그 모든 것이 허구라는 것을 깨달았어. 서로의 필요에 만나 사귀고, 서로의 조건을 보고 만나지.

 

물론 세상사람들은 그것이 아니라고 해. 왜냐하면 인간의 존엄성과 그들의 생존의 당위성에는 사랑이라는 것이 아름다워야 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사람들의 사랑에는 너무나도 많은 모순이 있어. 그리고 그 모순 따위는 풀지 않으려고 할꺼야. 지금까지 풀지 않았으니까. 앞으로도 풀지 않을꺼야.

 

보통은 모순과 헛점이 있으면 그것들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인간이 유일하게 해결하지 않는 허구가 바로 인간의 사랑이지. 왜냐하면 인간의 존재의 이유와 존재의 당위성을 증명하는 유일한 도구이자, 인간의 파렴치함을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순수함의 상징이기 때문이야.

 

 

 

난 그래서 사랑하지 않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더럽혀진 세상이 밝고 아름다운척 꾸며주고 싶지 않아.

 

사랑이라는 것이 마치 자랑인 것 마냥 떠들어 대고 싶지 않아.

 

"나 이렇게 행복하게 산다. 잘봐라."

"나 이렇게 부자처럼 산다. 잘 봐라. 멋지지."

 

난 이렇게 살지 않을꺼야.

사람들은 자신은 절대 그렇게 살지 않는다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

거의가 아니라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듯 살아.

 

난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난 그냥 순수한 사랑을 그리워 했을 뿐,

세상에 순수한 사랑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어.

 

부모의 사랑도,

어떤 군인의 명예로운 죽음의 사랑도,

 

세상에 순수한 사랑은 없어.

순수한 우정도 없고.

 

염세 주의자냐고?

아니... 난 부정적인 사람이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살아있겠지.

그러나 난 현실주의자야.

현실적으로 바라볼 뿐이야.

가짜로 꾸며내거나, 거짓말을 하거나를 못해.

그냥 내가 보이는 그대로 적는거야.

 

 

 

사랑하지 않기로 했어.

 

더 이상 상처 받기 싫거든.

 

세상에 순수한 사랑이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그립다.

그 때의 내가 그리워.

너무 많이 알아 버렸어.

인간의 추악함.

물론 나의 추악함도 포함해서야.

 

내가 생각했던 세상이 그리 아름답지 않 듯,

내가 생각했던 내 모습도 그리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난 세상과 나에게 실망했어.

 

사랑이란,

아낌 없이 주는거야.

이유 없이 주는거야.

 

사랑은 주고 받는게 아니야.

 

사랑은 그냥 주는거야.

 

그게 내가 배운 사랑이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내가 배운 사랑.

 

 

 

그런 사랑을 보기 전까지는

난 사랑하지 않아.

어짜피 그런 사랑은 존재하지 않으니까

결국 사랑하지 않을꺼야.

 

자신에게 물어봐.

정말 너는 모든 것을 주는 사랑을 하고 있는거니?

아니면 자신이 만족하기 위해서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짜로 빌려 쓰고 있는거니?

 

물론 넌 아니라고 하겠지.

 

너만은 다르다고 하겠지.

 

그래서 난 사랑하지 않아. 어짜피 내가 만날 사람도,

너와 같이 자신은 다른 사람이라고 할테니까.

 

순수함이란 더러움을 인정하는데에서 부터 시작할 수 있거든.

하지만 인간들은 인정조차 안하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안할꺼니까.

 

Written by Kavin

 

 

가끔씩 그리울 때가 있어.

순수하게 사랑하던 내 모습이 말이야.

그 때의 순수한 사랑은

상대방이 순수하다고 믿었기에 가능했던 거야.

세상을 둘러봐.

이제는 순수함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그래서 더이상 순수한 사랑도 존재할 수 없는거야.

내 눈에 비치는 사람들의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어.

그들의 눈에는 순수함 따윈 존재하지 않아.

그래서 난 사랑하지 않아.

순수하지 못한 사랑 따위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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