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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오늘 오후 다소 중요한 일이 예정이 되어 있었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말이다.


그런데, 무엇인가 일이 꼬인다.


난 어릴적부터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그 징크스는 


"아침부터 재수가 없으면 하루가 재수 없다."


라는 징크스 이다.


어린애도 아니고... 아직도 이런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니 우습지만.


이상하게도 일이 안될 때는 모두 잘 안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일이 아침부터 잘 풀리면 하루가 잘 풀린다.



오늘 아침 집을 나서는데, 아침 부터 좀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가족 같지 않은 가족들로 인해서, 난 심신이 모두 망가진 상태이다.

비단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오늘 따라 더 힘들게 한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해도, 진짜 힘이 든다.


그래서 나는 토요일 이른 아침 부터 그냥 집을 나선다.


내가 정신을 부여잡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정말...


집을 나서는데, 좀 조용히 걷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골목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거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내 옆을 천천히 나란히 걷는 것이다.


마음이 힘들어서 천천히 걸으며 조용히 생각좀 해보려고 하는데, 내 옆을 나란히 걷는다.

핸드폰을 보면서 말이다.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난 그 자리에서 멈춰서 그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한 30초를 기다렸다가 다시 걸었다. 내 주변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또 한 명이 다른 골목에서 나온다.


좋다. 


아침 일찍 어딘가를 향해서 간다면 뭐 정상적인 걸음으로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 사람도 내 옆을 천천히 걷는다. 그 걸음의 페이스가 참으로 애매하다.


난 엄청나게 느리게 걷고 있는데, 나와 똑같은 걸음이라니... 도대체 아침부터 거북이 걸음으로 어디를 간다는 말인가.


좋다. 또 제자리에 서서 그 사람을 보냈다. 그리고 30초 가량 기다렸다가 다시 걸었다.


가방에 쓰레기가 있었다. 집을 나서면서 나가는 길에 버려야지 하면서 가져나온 책상 위 쓰레기 몇 조각이다. 거실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릴려다가 집에서 짜증나는 일이 있어서 방에서 그냥 가지고 나온 것이다.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어디있는지 알기 때문에, 그냥 거기다가 버리려고 하는데, 신나게 청소차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버리기도 뭐하다. 그래서 그냥 들고 간다. 


한주먹도 안되는 쓰레기였기 때문에, 그냥 커피숍이 있는 건물 화장실의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화장실 청소중이다. 들어가기도 뭐하다.


그래서 그냥 쓰레기를 가방에 집어 넣는다.


오전 7시 30분이 안되는 시간에 뭐가 이렇게 난리들인가....그것도 토요일 이른 아침에 말이다.


담배를 한대 피기 위해서 도로의 한 구석탱이에 섰다.

난 길빵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구석에서 피면서 담배연기 역시 뒤로 내 뱉는다.


그런데 어떤 아줌마가 내 앞에 멈춰선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조작을 잘 못하는지 한참을 핸드폰에 얼굴을 들이 밀고는 계속 서있으면서 핸드폰을 눌러본다. 담배를 펴야 하는데, 내 앞에 계속 서 있다. 그 자리가 아니면 다른 곳은 길거리에서 피기도 애매한 위치들이다. 하필 도로 구석탱이 내 앞에서 그런다. 


짜증나서 담배를 꺼버린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커피숍에 갔다. 다행히 일찍 열은 곳이 있다. 인터넷을 연결한다. 평소처럼 말이다.

인터넷이 연결이 안된다. 와이파이가 문제가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노트북 2년 동안 써오면서 처음 보는 오류이다.

노트북을 3~4번 껐다가 키니까 갑자기 인터넷이 된다.


한숨이 나온다. 


힘들다....


정말 그냥 산에 들어가서 살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아무리 대인기피증이 있고 폐쇄 공포증이 있다고 하지만, 좁아 터진 이 도시는 너무 싫다.


컴퓨터로 알아낼 정보가 있어서 모 사이트에 접속한다.

오류다.


그래서 그냥 여기다가 글을 끄적여 본다.


갑자기 모든 힘이 풀린다.


가방에 방치되 있는 집에서 1시간 30분 전에 들고온 쓰레기를 보며 한숨이 나온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패턴의 하루의 시작이다.


지난 번에, 지방에 내려갔을 때, 하루 쉬고 모텔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와... 여기는 뭐 부딪힐 일이 없네... 진짜 뭐 사람도 없고 좋다..."


라고 말이다. 그냥 아침에 조용히 산책을 해도 사람이 없어서 좋고, 밤에도 조용히 차에서 자동차를 꾸미거나 정리를 해도 괜찮다.

아랫층에서 시끄럽다고 하는 사람 없고, 밖에서 차를 좀 만진다고 조금 소음을 내도, 뭐라할 사람 없다.

그냥 담배를 피고 싶을 때는 길에서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담배를 피면 되고 말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좁다.


가족 일로 짜증이 나있는데, 모든 것이 짜증이 난다.


이 글 하나 쓰고, 담배 한대 피러 나가야지.


이 세상은 정말 정글이다......


낮에 시외로 나갈 일이 있는데, 아무래도 불길하다.

왠지 운전을 해도 사고가 날 듯 하다.


최고의 방법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냥 하루 종일 눈을 감고 잠을 자버리는 것이다.


그럼 적어도 위험 변수들이 최소화 되니까 말이다.


자고 있는데, 얼굴 위로 천장의 형광등이 떨어지겠는가....

아마 오늘 자다가 그런 일이 생기면 난 바로, 집을 떠나서 몇 달 지방에 가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런 짜증과 스트레스는 사실 하루의 삶 속에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누적 되고, 누적 되고, 쌓여서 그렇다.


얽힌 실타래는 풀 수 없다.

차라리 그 실타래를 푸느니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하다가 풀지 못한 책임을 지는 것이 나으리라....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된 것이겠지.

아무래도 나는 마음의 병과 몸의 병을 너무 많이 키워나가나 보다.


그러나 난 그들에게 치유해달라고 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그럴 바에, 난 모든걸 포기하고 떠난다. 

떠날 각오가 되어 있기에, 내가 지금이라도 숨을 쉬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럴 각오가 없었다면 애시 당초 난 8년 전에 사라졌다.


난. 인생을 사는게 아니고 버틴다.

버텨야 할 이유가 없기에 버틴다.

아마 난 버텨야할 이유가 있었다면 포기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생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인생에 의미를 두지 않기에 살 수 있다.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

아무래도 난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나의 삶이, 거의 막바지에 와 있다는 것을 말이다.


왔다가 사라졌다가 한다.

내 근처의 그림자가 말이다.


병이 심해진것 같다.

담배나 피자.


From Kav

이제야 인생을 좀 알 듯 하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 것 같다.

하지만...

그 인생의 요구 수준이 너무 높다.

그래서 그것을 따르기 싫다.

따르기 힘들다.

난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나의 마음은 이 세상에 살고 있지 않다.

사는 척 시늉만 하고 있을 뿐.

난 항상 다리 한 쪽을 저기 저편에 두고 살아왔다.

언제든지 건너갈 수 있게 말이다.

난 언제든지 건널 자신이 있다.

단지, 딱히 오늘 건널 필요가 없어서 건너지 않을 뿐....

세상이 너무 변했다.

내가 생각하는 세상과는 너무 다르다...

아니면 원래 이런 곳이었는지도 모르지.

그러나 적어도 내가 어릴 적 생각하던 세상은 아니다.

그것은 비단 지금의 내모습에 실망해서가 아니다.

내가 한창 잘나가던 시절부터 그런 생각을 했으니까...

이 세상은.

내가 생각하던 세상과는 정 반대이다....

난 오늘을 산다.

만약 내가 이 세상에 기대감을 가지고 살았다면,

난 오늘을 살지 않고 있을 것이다.

기대하지 않기에, 실망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기에 버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수준, 내가 눈으로 보는 수준.

내가 무시했던 수준.

딱 그 수준으로 이 세상은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난 재미가 없다.

재미 없어도 그냥 산다.

재미가 없으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내게 재미를 찾으라고 하지만,

그럴거면, 진작 찾았을 것이다.

억울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난 아무말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럴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글을 쓰며 난 혼자에게 말할 뿐이다.

그 뿐이면 된다.

그리고...먼 훗날

저 멀리, 나를 만든 분에게, 아니면 이 세상을 만든 분이 있다면 그 분에게나 말해야지.

한 껏 울면서 말이다.... 중학생 시절 이후로 잃었던 눈물을 다 쏟아내면서 말이다.

이 세상에서는 답이 없다.


담배 피고 돌아오면서 정말 한마디 더 적고 싶다.


화장실을 조용히 가려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여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확 따라들어와서 놀라고...

담배피고 커피숍이 있는 건물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뒤에서 어떤 아줌마가 미친듯이 빠른 속도로 확 내 앞을 가로질러 들어가고,

건물안에 들어가서 커피숍 문을 여는데

어떤 여자가 뒤에서 내가 연 문을 따라서 확 따라들어오고...


진짜...


진짜...


혼자 있고 싶다.


오늘 모든 일정은 취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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