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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대학시절, 패션의 패 도 몰랐었다.


운이 좋게 패션업계 의류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패션에 눈을 뜨기 전까지 말이다.


그래도 나름 멋을 부릴줄 안다고 생각했던 대학시절, 나는 의류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나의 꼬질꼬질함에 충격을 받았던 재미있던 기억이 있다.


비록 그리 오래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패션에 대해서 눈을 뜨게 해준 좋은 계기였다.


그래서 나는, 그 의류회사를 퇴직하고 나서, 다른 지인들을 만날 때 어디가서 옷을 못입는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아무튼...


방을 청소하면서 옷장을 정리하던 중에 낡은 옷들이 쏟아져 나왔다.


내가 스파오에서 한참 돈이 없을 때 사입었던 패딩이다.


(돈이 없던 시절, 추운 겨울을 위해 15만원을 주고 샀었던 SPAO 패딩)


이때 당시 약 15만원 주고 샀었다. 지금으로 부터 대략 6~7년 정도 된 패딩이다.

웃긴 것은, 이 옷을 입고 소개팅도 나간적이 있다.

참...

 

 

이 패딩을 구입할 당시 돈이 없었다.

물론, 좋은 패딩 브랜드들이 있다. 노스페이스나, 데상트, 몽클레르 까지 말이다.

사고는 싶었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스파오에서 살 수 밖에 없었다.

저렴한 SPA 의류들은 참 서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브랜드 인 것 같다.


참 이옷을 입고 편하게 입고 다녔었다.


그러나 지퍼 쪽이 녹이 슬고, 지퍼 여닫는 부분이 고장이 났다.

일명 자크 고장 말이다.


옷도 엄청나게 편하게 막 입어서 그런지 색 바램 현상이 있다.


역시 옷이란 편해야 한다.


편하니까 막 입고 다닐수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야외 외출복으로 더 이상 활용이 되지 않더라도, 집에서 막 편하게 입기에도 좋았다.


가끔 담배한대 피러 새벽에 밖에 나갈 때 걸치고 나가기 좋은 옷 말이다.

 

 

어찌보면 지난 6~7년 간의 추억이 서려 있는 옷이다.

(그래도 아직 15년 된 아디다스 패딩은 살아있다...크크.)


이 옷을 입고 소개팅에 나갔다가 무참히 퇴짜를 맞았던 그 때가 기억이 난다.

이 패딩을 입고 스쿠터를 타고 다니던 그 때가 기억난다.

패딩이 말이 패딩이지 엄청 얇아서 겨울에 오들오들 추위에 떨며 입었던 그 시절이 기억난다....


이제 보내준다.


잘가라. 

그동안 잘 입었어.

수선해서 입고 싶지만, 너에게 더 이상의 수선비는 사치인 것 같다.


그냥... 기분이 그렇네... 흐흐.


언젠가는 이 낡은 옷 처럼, 세상의 모든 것들도 내 곁을 하나 씩 떠나가겠지...


From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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