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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울꿈의 숲에서 글을 적으며...


그냥 지나치려 했었다. 가끔씩 도시 생활에 지칠 때면,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북서울꿈의 숲을 찾고는 한다.


작은 공원에 불과하지만, 뭐라고 말 할 수 있을까...

그냥 조용한 아늑함을 준다.


너무 큰 공원이 주는 텅빈 기분보다, 작은 새들의 지저귐도 들을 수 있고, 조그만 공원에 짜임새 있게 꾸며진 조경이 참 마음에 든다.


아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라도 잘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이 곳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는 한다.


(벤치 몇개가 모여 있는 공간에서 글 쓰기. 북서울 꿈의 숲 군데 군데에 배치된 벤치에서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고는 한다.)


어떤 우울한 글을 적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와봤다고 후기를 쓰려는 것도 아니다.

애시 당초 글을 적을 생각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냥 주말에 볼 일이 있어서 이 근처에 왔다가 그냥 들르게 되었다.

그러나 미세 먼지 없이 화창한 하늘과 산뜻한 나무들을 보니 글을 쓰고 싶어졌을 뿐이다.

 

 

만약에 내 집 근처에 이런 공원들이 있었다면, 난 꽤나 아름다운 유년시절을 보냈을 수도 있을텐데 하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피곤하면 이 공원에서 공부하는 것 처럼 말이다.

물론 그 때는 공원에 깡패가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

이곳 저곳 동네 깡패들이 있었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래도 주말에는 그냥 바람을 쐬러 친구들과 또는 혼자 와서 산책을 하면 참 좋은 곳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때는 이런 공원이 있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이곳이 원래 옛날 놀이공원이었던 드림랜드 자리였던가?

드림랜드로 옛날에 소풍을 많이 오고는 했었는데. 후후.


그래서 꿈의 숲이란 이름인가?

드림이라서?


모르겠다. 그럴수도 있겠지..


요즘 몸도 좋지 않고, 좋지 않은 일로 가득하고, 내 주변의 모든 일들이 꼬여만 가고 힘이 든다.

가뜩이나 우울증이 있는데, 요즘은 정말...

음....

요즘은 정말....

삶의... 끝자락에 와 있는 기분이다.


티내고 살고 싶지 않아도, 연기하면서 산다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내 속에 있는 이 힘든 감정은 자연스럽게 외부로 불출이 되는 듯 하다.

드러내지 않으려 애를 써도 스며 나오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 자연의 경치와 함께 아침을 맞이 하니 참으로 좋다.

그냥 이 순간이 좋다.


이것이 내가 꿈꾸는 일상이다.

그냥 자연과, 음악과 그리고 나 혼자.

세상사람들과는 편지로만 연락을 주고 받고.


(북서울꿈의 숲에서 사진을 찍으면 가장 멋지게 나오는 곳? 바로 앞에 지명 이름이 월광대에서 부터 작은 호수인 월영지, 저 멀리 전망대인가 아트센터 까지 보인다. 실제로 보면 넓은 크기는 아니지만 아담하고 예쁘게 구성되어 있다.)


무인도에 살고 싶은 거냐고?

그래. 난 무인도에 살고 싶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냥 나혼자.

어떤 가스펠송의 한 가사 구절처럼.


"낮에는 해처럼, 밤에는 달처럼... 그렇게 살 수 없을까..."

 

 

그래. 난 이렇게 살고 싶다.

낮에는 해처럼.

밤에는 달처럼 말이다....

그냥 자연속에 스며들어 조용히...말이다.


아침부터 감상에 빠져가지곤...


난 지금 웃고 있다.

그냥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은채 그냥 노트북에 글을 적으며 웃고 있다.

정신나간 사람인 듯 보일 수 있겠지만, 나의 습관...

미칠듯이 힘들 때...

웃는 것...

언제부터 습관이 되어버린...

어처구니 없음에 대한, 어찌할 수 없음에 대한 어이없는 웃음. 허망한 웃음....


사람들은 나를 보며 재는 왜 이렇게 웃고 있냐고 하겠지...

내가 그냥 혼자 웃을 때는...

이미 내 안의 내가 하나 사라져 가고 있다는 뜻이다...

내안의 내가 모두 사라지면 나도 사라지겠지...


포기에 대한 웃음.

좌절에 대한 웃음....

언제부터인가 힘이 들면 웃어버리게 되는 이 습관....


에이.

그냥 글을 쓴다.

이런 푸념하려고 노트북을 펼친 것은 아니다.

이런 푸념은 내 남아있는 인생 시계의 끝을 앞당길테니까...

가뜩이나 짧은데 말이다. 후후.

 

 

옛날에는 이런 공간에 오면, 사랑하던 사람도 무척 많이 떠오르고는 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떠오르지가 않네...

내 마음이 점점 차가워 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내 인생에 대한 연민이 그렇게 사그러져 가고 있다는 뜻이겠지...


아쉬움도 없고,

후회라는 감정도 막 떠오르지가 않네...


그냥 멍하다.

아무래도 이 세상의 시간을 멈춰 놓은 채, 지금 이 아름다운 순간을 즐기고 싶은가 보다.


아니면...


점점 이 세상에 대한 나의 감정이, 나의 신경이 점점 타버리며 재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지...


벅찬감정....이 아니라...

뭐라고 할까...

그냥... 쉬고 싶다...라는 느낌?

아름다운 자연에 벅차오르는 감정이 아닌...

그냥.... 이대로 조용히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느낌.....?


난...


지쳤다.


또또...우울한 방향으로 글이 적히는구나.

그러려고, 글쓰는것 아닌데..

 

그만 쓰련다.


From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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