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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


우리나라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주가붕괴 공포에 휩싸였었다.


최근 큰 반등을 보이며 그런 공포감이 사그러지는 같기는 하지만, 과연 이것으로 주식시장 붕괴사태가 일단락 될 지, 아니면 붕괴의 전초전이 될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나는 사실 지금 좀 멍하다.


이번 공포로 인한 손절로 돈을 잃은 것.


그래. 당연히 상심이 크다.


(역대급 미국 증시 폭락, 말도 안된는 초단기 폭락은 많은 주식 트레이더를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좌절감은,


"이런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급작스러운 이슈에 내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부분이다.



훗날 이런 사태가 다시 벌어진다면, 난 도대체 무엇을 준비할 수나 있을까?


예측이라도 할 수 있을까?



지금 내 마음은, 


"다음에 또 이런 사건이 터져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당할 것이다."


라는 것이 결론이다.



이번 코로나비어스 폭락의 속도는 역대급으로, 수직강하 했었다.


흘러내린다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파괴된다는 느낌의 주식시장을 보며, 허망함을 느꼈다.



"이럴 수도 있구나."


그래. 이럴 수도 있다라는 것은 언제나 마음의 한 켠에 생각하고 있던 부분이다.



과거 한국의 주식차트를 보더라도,


IMF 사태나 리먼브라더스 사태라는 금융위기 사태의 케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게 주어진 데이터는


"금융위기가 올 경우 주가가 붕괴된다."


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나라에 외환보유고가 급격하게 부족해서 위기가 온 것도 아니고,

미국의 거대 금융기업이 파산한 것도 아니었다.



사람을 죽이는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 자체가 망가져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것은 단순히 주식 시장 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 자체에 큰 타격을 주었다.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의 집단적 사망 사건.


이걸 마음 한켠에 두고 있었던가.


항상 염두해두고 있었던가.



아니.


난 염두해 두고 있지 않았다. 


급격한 자본주의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한 멸망, 금융기업들의 몰락이나 금융시장 자체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파탄 등에 대해서는 머릿 속 한 켠에 생각해 두고 있었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집단 사망사건은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주가가 하염없이 추락하는 요 근래 며 칠 동안 난 그냥 멍하니 볼 수 밖에 없었다.


분석도, 예측도,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난 이런 사태에 대해서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 


난 또 이런 상황에 대해서,


"또 한가지를 배웠다."


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너무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중에 또 별 희한한 사태가 벌어지면 또 그 때 가서,


"또 배웠다."


"또 배웠다."


계속 이런 말들을 반복할 것인가.



세상의 모든 기상천외한 벌어질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한다면, 당췌 주식이라는 것을 할 수가 없다.



가령 이건 어떤가.


"갑자기 쓰나미가 몰려와서 일본의 국토 반이 붕괴되어버린다면?"


이럴 수도 있다.


이런 역대급 자연재해가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그리고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도대체 언제 마무리 될지 예측할 수도 없다.


어떻게 예측한단 말인가.


세계 전 인류가 매일 매일 죽어나가고 있는데, 그 상황 속에서 언제 이 재앙이 종결된다고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알려지지 않은 특정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이 몇 명 죽었다고 해서, 그것이 전세계에 퍼져서 전 인류가 이번처럼 수십만명이 사망하게 될 것이라고 매 순간 마다 두려움에 주식을 팔아버려야 하는가.


그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주식 투자자로 하여금 기존에도 너무 많았던 변수에서 거의 무제한급의 변수를 제공한 사태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한마디로 주식이 기존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말이다.



가뜩이나 신경쓸 것 많은 주식판에, 또 하나의 복잡한 변수를 부여받은 느낌이다.



그래서 지금의 내 상황은 그냥 막막하다.


주식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기존의 주식을 팔고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주식 매매 자체를 어떻게 해야만 하나 두려움이 앞선다.



물론,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원래 하던대로 하면 되는거야. 이런 이벤트는 자주 오는게 아니잖아."



그러나 난 주식이란 것을 하면서 어느정도 항상 "염두해 둔 변수들을 맞닥드려왔다." 라고 할 수 있었다.


특정 기업이 급진적인 재정위기에 처하거나, 한국 경제가 잘나가다가 위기에 이따금씩 봉착하는 등의 문제들은 그 사건이 언제터지거나, 혹은 터질지 안터질지는 몰랐지만,


"이런 사건들은 발생할 수도 있는 것들이다."


라는 마음의 준비자세가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설사 그런 위기에 내가 처하더라도 마음 속으로는 이해하거나 수긍하는 편이었다.


(뜬금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전세계 수십만명이 사망했다. 그래 난 이정도 사태로 붉어질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감염병으로 인해 후진국의 집단 발병이 아닌, 선진국 후진국을 따지지 않고, 전세계 15만명이 골고루 몰살당하는 상황을 접하며, 세계 스포츠 대회들이 모두 연기되고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접하며 난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난 이번 사태로 주가가 폭락을 했을 때 참 복잡미묘한 감정에 할 말을 잃게 되었다.


그냥,


할 말이 없었다.



말 문이 막혔다.



당분간은 글쎄... ...


주식판을 관망만 하고 있을 것 같다.



혹자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일환으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중국을 세계 무대에서 제거해 버릴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하며, 달러화를 이 기회에 세계 전체의 공용 화폐화 해버리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세계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혹자는 세계 인구수가 너무 많아서 이 기회에 세계 인구를 급격하게 감소시키려는 일루미나티의 숨겨진 계획아라고도 말한다.


이제는 일루미나티의 계획까지도 신경쓰고 주식을 해야한다는 소리인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다양하게 걱정하고 고민할 문제들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주식을 하면서 이런 의혹들까지 자주 고민해줘야 한다면, 솔직히 주식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답이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와 사건들이 셀 수 없이 많을 텐데, 이것들을 하나 하나 다 챙겨서 분석을 하고, 하나 하나 언제 문제가 터질지 생각하고 산다?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냥 쓰나미를 얻어맞았다고 생각해."



"언제 불어닥칠지 모르는 쓰나미를 걱정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



난 우산이 없는데, 내일 설마 태풍이 오지는 않겠지.


난 우산이 없는데, 내일 설마 눈이 내리지는 않겠지.


우리는 그 재앙의 날이 설마 내일이 아니겠지 라고 행복회로를 돌리면서 그냥, 그렇게 그냥 주식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재앙이 오면 뭐 그냥 당하는거고. 어쩔 수 없잖아."



손 쓸 대책이 없다.



난 사실, 미국 국채 금리 쪽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가장 큰 관심을 가져왔고, 환율과 유가 쪽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래서 R의 공포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그 지수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또한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주 원인이 유가 하락에만 있었다면 나는 아마 수긍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미국 셰일가스로 인한 유가 문제는 큰 관심은 없었지만 마음 한 켠에 염두해 두고 있었던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혹자는 나의 판단력 부족, 세상 흐름을 읽는 능력의 부족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이렇게 확산 될지 예측하지 못한 것, 그 역시도 평가를 받아 능력을 평가 받아야 한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


내 부족함이다.



이번 역사적 단기 주가 폭락 사태와 역사적 단기 주가 반등 사건은 나로 하여금 주식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상실하게 만든 사태라고 생각이 된다.


당분간은 계획대로 관망을 하면서 마음을 추스려야겠다.



주식은 결과론적인 게임.


나는 할 말이 없다.


Written by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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