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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하다보면 하나 하나씩 룰 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매매한다."


마치 케이스 스터디를 하듯, 각 상황별로 그에 맞게 대응하는 자신만의 규칙을 만든다.



나 같은 경우는 원래, 마치 컴퓨터가 매매하듯, 그렇게 프로그램적으로 매매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볼 생각이었다.


케이스 1 의 경우, 그 상황의 입력값을 넣으면 어떻게 매매하라고 방법이 나오는 것 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그런식으로 매매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했었다.


그러나, 매매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케이스, 새로운 예외상황들로 인해서, 수정하고 또 수정해줘야 하며, 다중의 다중, 그리고 또 다중의 케이스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들은 오히려 주식 공부를 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의 내 매매방식은 2년 전의 나와는 사뭇 다르다.


큰 틀에서는 비슷하지만, 세부적인 매매 방식은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 세부적인 사항들을 수정하고 수정하여 시스템을 만들다보면, 매매 경험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기 보다는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되었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건 시스템이 아니라, 결국 주식매매를 통한 경험과 지식습득 아닌가.



돌이켜보면, 각 상황별로 어떻게 매매를 해야하는지 너무나도 많은 인자들이 있다.


그것들을 대입시켜 결과를 도출해보면 때로는 엉뚱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것을 수치화 시키고, 모든 것을 시스템화 시키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오로지 혼자 해내는 것은 지금의 내가 생각할 때 불가능에 가깝다는 결론이다.



만약, 그렇게 수치화 시키지 않고, 시스템화 시키지 않는다면 방법은 하나다.


바로 그 모든 상황에 따라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릴지 모두 머리로 계산하는 것이다.



가령 나의 매매 규칙에는 이런 것도 있다.


"오늘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낸 종목은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케이스의 인자가 동시에 수십개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일일이 의사결정 로직에 대입시키다보면 그거 하고 있느라 바쁘고, 실제로 빠른 판단을 요하는 기회를 놓쳐버리는 상황들이 자주 발생한다.


"손보다 빠른 건 머리다."



영화 타짜에서는 눈은 손보다 빠르다 라는 명언이 있지만, 주식에서는 손보다 머리가 빠르다라는 나만의 명언이 있다.


일일이 모든 것들을 손으로 처리하고 입력하는 과정보다, 그냥 머리로 계산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요즘 매매연습을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매수를 위해, 혹은 매도를 위해 고려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수식화 시켜버린다면 아마 인자를 대입시키다가 시간이 모두 다 허비되어버릴 것이다라는 것이라고 말이다.


결국 매매를 위한 결정의 순간에는 모니터를 유심히 쳐다보며 머리로 계산하여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머리로 생각.


각 상황의 케이스들은 그 때 그 때 학습하지만,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하지만, 결국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그 공부했던 것들을 머리로만 정리해야 한다.


'이 종목은 오늘 급등하는 테마에 편승한 것 같으니까 조심해야겠지.'

'이 종목은 저번 분석 때 재무가 너무 위험하니까 사지 않기로 했었지.'

'이 종목은 아래에 갭이 있으니까 사면 안되지.'

'이 종목은 비록 아래 갭은 있지만 작은 갭이니까 배팅해봐도 되겠지.'

'이 종목은 재무는 안좋지만 다른 지표들은 양호한편이니까 물량 조절을 해서 매수를 해봐도 되겠지'

'이 종목은 발행주식수가 너무 작으니까 지금 매매하면 안되겠지.'

'이 종목은 일단 1차적으로 한 번 털어먹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일단 기달려야겠지.'

'이 종목은 보조지표가 안좋아도 너무 안좋으니까 일단 매매하지 말아야겠지.'

'이 종목은 최고가를 기록한지 별로 되지 않으니까 단기적으로 접근하면 안되겠지.'

'이 종목은 공매도가격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매수하면 안되겠지.'

'이 종목은 대차잔고가 계속 쌓여가고 있으니까 매수하면 위험하겠지.'

'이 종목은 단기적으로는 상승세이지만, 장기적 추세에는 아직 하락세이니까 위험하겠지.'


등등등. 


사지 말아야 할 이유, 그것이 바로 매매규칙인데, 그 매매규칙은 그 짧은 순간의 찰나에 너무나도 많다.


이걸 일일이 어디에 입력하고 결과값을 산출한다는 것은 혼자 매매를 하는 개인으로써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결국 머리로 찰나의 고민을 하고, 찰나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


바로 그것이, 주식 강의에서도 많이 말해왔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피드" 이다.



이 스피드를 얻기 위해서는 수 많은 매매를 해봤어야 하며, 수 많은 실수를 반복해야 한다.

 

 



가령, 시간외 매매를 하는 방법, 종가배팅을 하는 방법, 장중 매매를 하는 방법, 관심종목을 모으는 방법, 재무분석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차트 분석을 빠르게 하는 방법 등, 하나 부터 열끝까지 모두 머리로만 생각해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공부한 것을 빠르게 적용하는 능력.


그것이 주식의 중수와 하수를 나누는 큰 능력 차이 중에 하나이다.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언제 부터, 이렇게 매매를 할 때 수십, 수백가지 판단 요소들을 생각하면서 매매했던가?"


라고 말이다.


난 어느새 수 많은 매매를 통해서, 수십가지, 수백가지 판단 요소들을 빠르게 생각하는 것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주식 4년차.


최근 2년간의 우리나라 주가 폭락으로 인해서 많은 것들이 도로아미타불이 되었지만, 난 상당한 매매경험치를 쌓아가고, 나도 모르게 빠른 판단능력을 키워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 많은 판단요소들을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으며, 또한 사람이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수십, 수백번의 매매를 하면서 결국 한 번, 혹은 두 번의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주식을 하면 할 수록, 매매회수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결국 그 실수나 혹은 불운이 모든 것을 실패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그래서 주식 4년차인 지금, 난 주식 1년차 일 때보다 2년차 일 때 보다 주식이라는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나 보다.



그래.


어느정도는 하겠는데, 잘하기가 쉽지 않다.


수익은 낼 수는 있겠는데, 높은 수익률을 내기가 어렵다.


10번 잘하고, 1번 실수하고, 100번 잘하고, 10번 실수한다.


그럼 그냥 모든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이 주식판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경험한다.


나 역시 실수를 하기 싫은데, 머리로만 생각하다보니 실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매수와 매도를 할 때 판단할 요소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그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시간이 너무 짧다.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판단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집단 지성이나 혹은 거대한 자본을 활용을 할 수 있는 투자자가 아닌, 일반 개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오직 그 짧은 순간에 자신의 머리로만 판단요소들을 빠르게 스캔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기만 하다.


마치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해야만 하는 가내수공업자가 좋은 기계와, 자본력, 우수한 인력으로 집단적으로 제품을 생산해내는 대기업을 당해낼 수 없는 것 처럼 말이다.


결국... ... 


주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


돈이 없는데, 주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



노력도 노력이지만,


동시에 머리도 좋아야만 한다... ...



노력만 가지고는, 겨우 겨우 수익을 내는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개인 주식투자자들이 매매를 통해 규칙을 만들고, 또한 공부할 내용들을 습득하지만,


정작, 실전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들을 머리 속에서 계산해서 의사결정을 할만한 빠른 두뇌회전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Written by Kavin.


정신수양을 하면서,


주식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나는 점점 더 깨달아 간다.


주식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저 통곡의 벽을 넘어야 하는데,


그 통곡의 벽이, 정말 만만치 않다는 것을 말이다... ...


여러분의 공감클릭과 댓글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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