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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했다.


이것 저것 우편물도 정리했다.


그러다가 비닐에 쌓여진 채 뜯지도 않은 책자를 발견한다.


주식 투자 설명서였다.



분리수거 파지행이지만, 한 번 그 내용을 읽어본다.


기업에 대한 설명, 기업의 사업 방향과 계획, 현재 처한 현실과 위기, 그리고 기회, 재무현황까지.


다양한 기업에 대한 내용이 친절하게 담겨져 있었다.



나름 두꺼운 책자.


하나 하나 읽어보니 나름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있는 것 같았다.



주식을 하는 4년 동안, 난 한 번도 투자 설명서를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없다.


왜 이런 것을 보내주나 하며 버리기에 급급한 쓰레기 취급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투자설명서에는 왜 자신의 기업에 투자를 하면 위험한지에 대한 위험성도 고지하고 있었다.


무조건 투자하세요가 아니라, 투자시의 위험상황, 사업의 위험성 등에 대해서도 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꺼운 책자였기에, 적어도 누군가는 이 자료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노력해서 만든 투자설명서.


그러나 나를 포함한 아마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이런 투자설명서는 관심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주식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

 

 



자고로 주식투자라 함은, 이런 자료들을 보고 사업의 발전성을 나름대로 예측해서 그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난 그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사야지,


이 정도면 팔아야지.


거의 대부분을 매매의 심리적 요소를 중시해서 투자를 판단한다.



주식투자라는 것은 그런것이 아닐텐데... ...


난 어느새 주식투자의 본질과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그래.


가치투자라는 뭔가 정석적인 느낌의 투자방법 뒤에 숨겨져 있는 주식바닥의 속임수들.


그것들에 한 두 번씩 속고 넘어지다 보니, 난 어느새 그 기업이 말하고자 하고, 그 기업이 지향하고 추구하고자하는 바를 불신하게 된 것 같다.



웅진씽크빅이라는 종목의 투자설명서.


조금씩 읽어보면서, 나도 모르게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


하는 두려움 섞인 질문을 내게 해보게 된다.



난 지금 기업이 행하는 사업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위해 전혀 시간 투자를 하고 있지 않은데, 과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인가.


결국 이러다가, 나 역시도 주식으로 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그렇게 똑같은 길을 걷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든다.



난 어느새 어떤 게임 속의 게이머가 되어버린 듯 하다.


배팅하고, 작전을 짜고, 매매 상황이나 분위기 봐가면서, 시장의 눈치를 봐가면서 그 때 그 때 맞춰잡기로 매수와 매도를 선택하는 일종의 게이머 말이다.


그런 의사결정 속에, 그 기업의 사업성과, 상품의 가치 판단은 없다.


오로지 심리, 그리고 차트에 대한 기술만 존재할 뿐이다.



과연 이렇게 주식 매매를 하다가 결국 나 역시도 한 종목에 크게 잘못걸려서 무너지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다른 사람들처럼, 결국 주식으로 망하는 다른 사람들 처럼, 똑같이 그렇게 나 역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투자설명서에는 마치, 내가 사장이 되어 기업의 직원으로 부터 사업보고를 받는 듯한 나름 가치있고 의미있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 듯 했다.



난 이 기업이 무슨 사업을 하고 있으며,


난 이 기업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있는지도 모르며 투자하고 있는데,


나의 이런 무지함이, 아니 주식이란 이런것과 상관없다라는 오만함과 섣부른 판단이 HTS에서 매수 매도 버튼을 누르고 있는 나를 점점 더 나락으로 끌고 가고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내가 지금껏 공부하고 연구한 주식 투자 4년.


그런데 정작 투자한 기업에 대한 소개가 나와있는 투자설명서 한 번 자세히 읽어 본 적 없는 내 모습에 그것이 왠지 비정상적인 모습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과연, 기업에 대한 자세한 분석 없이, 오로지 기술적인 매매만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두려워지기도 한다.



아마도 주식으로 망했을 대부분의 사람들도 투자설명서라는 딱딱한 제목과 단순한 표지로 만들어진 이 책자를 쓰레기통에 버렸을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



나 역시 그들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주식 4년 했다는 놈이, 여전히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찾아오는 적막함에 내가 공부한 길이 맞는 것인지 의심을 한다.



난 주식으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과연 내가 매매했던 종목들, 그렇게 스쳐지나갔던 수 많은 기업들에 대해서 난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가.


웅진씽크빅.


학습지 회사?


끝?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


그냥, 문득 생각이 나 적어본다... ...


Written by Kavin.


기술적 매매만으로, 가벼운 기업분석만으로 주식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나 역시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처럼, 기술적 분석에 상당히 치중되어 있는데, 결국 나 역시 같은 실패의 운명을 맞이할 것인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나의 매매방법에 대해서, 한 번 돌이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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