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온이 지속되고 있다.
프레리독은 더위를 탄다.
하지만 더위를 타는 정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인간처럼 더위를 타기도 하지만, 더위 속에서도 나름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내 경험상, 프레리독은 추위를 더 싫어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주고 있는 프레리독에게 고맙다.
우리는 같이 선풍기를 쐬는 사이이다.
대자로 세상 편하게 자고 있는 프레리독 사진.
겨울에는 몸을 웅크려서 자지만, 여름에는 저렇게 배를 하늘로 향하게 하고 편하게 잔다.
나는 저런 프레리독을 보면 그냥 고맙다.
편하게 자 주어서 말이다.
만약,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무섭다면 저렇게 편하게 잘 수 없지 않겠는가.
저렇게 편하게 잘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과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것 아닐까.
우리집 프레리독은 발톱이 매우 큰편이다. 이제 나이도 있고 덩치도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나도 입양을 해온지라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바가 맞다면 중년이상은 되었을 것이다.
프레리독의 수명은 인터넷 검색 결과, 길면 10년에서 12년, 짧게는 8년 정도라고 한다.
나와 함께 한 시간이 오래되었고, 전 주인과 함께 한 시간도 있으니 최소 5년 이상은 되었을 것 같다.
그래도, 언제나 내 눈에는 아기같다. 그리고 아기처럼 행동한다. 미워할 수가 없다.
신문지 찢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신문지를 넣어주면 자기가 알아서 날카로운 이빨로 다 찢어서 자신의 이불 처럼 모아서 사용한다.
저렇게 세상 편하게 자다가, 목이 마르면 알아서 일어나서 물을 마시러 나오고, 또 배고프면 알아서 밥을 먹는다.
그런 행동자체가 귀엽고, 대견하다.
저렇게 자고 있을 때 손을 잡아당기고 간지럽히고 장난을 쳐도 신경도 쓰지 않고 잔다.
자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고 미안하다.
궁전같이 좋은 집에서 살게 해주지도 못하고 말이다.
그래도 먹을 것은 넘치도록 준다. 그래서 우리집 프레리독은 밖에서 놀다가도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알아서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가끔, 들어가라고 해도 말도 안들으면서 자기 발로 알아서 들어가서 밥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자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괜히 아프다.
우리는 같이 선풍기를 쐬면서 여름을 난다.
잘자.
Written by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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