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한참, 대기업에서 돈을 벌던 시절.


나는 무엇을 수리해서 고쳐 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고장나면, 버리기 일수.


고장이 날 정도면, 충분히 물건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받아드렸었다.


지나온 시절을 생각해보면,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을 하게 되면서 가장 돈을 많이 벌었던 것 같다.

(흙 수저였던 내 과거에 비해서 말이다.)


일이 고달플 정도로 바쁘다 보니, 돈을 쓸 시간 조차 없었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나는 쉬는 날에 과소비를 했던 것 같다.


차를 여러번 바꾸고, 핸드폰도 너무나도 자주 바꿨다.


그렇다고 다 쓴 제품을 중고로 파는 것도 아니었고, 나날이 바쁘다보니 귀찮다고 방치했다.


훗날 방안의 물건들을 정리하는데, 


"이것들 다 그 때 중고로라도 처리 안하고 무엇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났는데, 수리해서 사용하면 될 껄, 사고난 기분이다 하고 오토바이를 바꾸고,


스마트폰 사용 기간은 언제나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는 했었다.


나는 결혼 생각이 없다보니 나만을 위해서 돈을 사용하면 됬고, 충분히 혼자 쓰기에는 수입에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몸이 본격적으로 아프면서, 이곳 저곳 큰 돈을 많이 사용해야 했고, 몸 때문에 직장생활을 쉬다보니 수입은 없고 소비습관과 생활패턴은 그대로다보니 돈은 구멍난 장독대의 물 처럼 줄줄 세어나갔다.


최근에 나의 이어폰의 플라스틱 부분이 부러졌다.



과거 같으면 오히려, 새제품을 사야 한다는 핑계로


"얼씨구나 고장나주었구나!"


했었을 텐데, 나는 그 이어폰을 고치기 위해 마트에서 접착제를 구입했다. 본드를 구입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인가 어색함을 느끼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에 내가 무엇인가를 수리해서 써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서투르게 부러진 부위에 본드를 바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너... 뭐하냐...."


다행히도 기가막히게 잘붙었다.


과거에 비해서 훨씬 사용하기 편리해진 접착제에 혼자 탄복을 해본다.



난 언제나 과거의 것을 버리고 살아왔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만 집중했고, 고장난 것을 고쳐쓰기보다, 빨리 버리고 더 돈을 벌어서 더 좋은 물건을 쓰는 것에만 집중했다.


잘 나갈 때는 이런 개념이 통한다.


그러나 잘 되지 않을 때는 이런 개념은 통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유난히도 의식하던 때가 있었다. 다른 사람의 수준으로 반드시 따라가며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자라온 배경 때문에 생겨난 자세일 지도 모른다.


이제는....


막 다닌다.


내가 무슨 차를 타든, 내가 무슨 가방을 들고 있든, 내가 무슨 시계를 차고 있든지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최근에 삼성에서 최신형 스마트폰이 나왔다고 하더라.


전자제품을 좋아했던 나는 과거 였다면 이유 불문 구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뭐... 지금 쓰는 폰과 별 차이도 없네?"


라면서 사지 않는다.


어느새 지금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도 3년차가 된다. 내가 주식을 시작하면서 구입했던 노트북이다.


그전에는 노트북을 수십번은 바꾼 듯 싶다.



과거 였으면 배터리가 하루종일 가지 않는다고 올데이 그램 같은 제품을 새롭게 구입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잘 작동되고 있는데 뭘. 좋은데?"


이러고 있다.



본드를 붙히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그냥 나 혼자 웃어본다.


사람은 이렇게 변해가나 보다.



 

 


내 방에 있는 몇 달 사용안한 침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바로 버렸던 기억이 난다.


중고로 팔았다면 몇십만원이라도 받았을텐데...


그 때는 그런 과정도 귀찮았나 보다.


지금은 땅바닥에서 잔다. 난 바닥에 담요도 얇은 것 2만원 짜리 하나 깔고 잔다.


물론 침대를 좋아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그냥 나 혼자 생각해도 웃기다.


(침대 버리고 땅바닥에서 자고 있는 내 모습.)



"뱁새가 황새 쫓다가 가랑이 찢어진다."


라는 말이 있다.


순간 모든 일이 잘되어가다보니 내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적당히 살자. 자기 분수껏 살자.



위메프에서 2000원짜리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고 대만족하고 있는 내 자신이 나에게는 더 잘 어울린다.


난 어렸을 적, 그 고생하면서 고민하던 시절의 내가 더 잘 어울린다.


이제는 더 이상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난 허세 떠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맞춰가려고 해서 생겨난 것 일 뿐이다...



Written by Kavin


차비가 없어서 40분 거리 떨어진 중학교, 고등학교를 매일 걸어서 통학하던 나.


나에겐 그 모습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이제는 다 고쳐 써야지.


나의 인생을 수리하듯.


나의 과거의 조각들을 하나씩 수리하듯이...


여러분의 공감 클릭과 댓글이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지식 경영 공장
블로그 이미지 케빈아놀드 님의 블로그
VISITOR 오늘 / 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