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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미로 주식방송들을 돌아가면서 본다.


메이저 주식방송들을 보기도 하고, 각가지 각종 개인 주식 방송들을 탐방하며 보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네이버 종목 게시판도 자주 들어가서 보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방송이나 게시판들을 조금 보다 보면 이런 생각에 잠긴다.


'제정신들이 아니군....'


라고 말이다.


내가 처음에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는 매우 순수했었다.


사람들의 분석의 수준을 보면서 탄성을 질러본 적도 있었으며, 심히 감동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들은 알 수 없는 용어들을 사용하며, 나를 탄복케 했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들어온지도 이제 2년이 지나면서, 나는 점점 이 주식시장의 실체에 대해서 깨달아가고 있다.


(자신이 저격수의 목표물인지도 모르고 사람들은 날뛰고 다닌다. 그러나 전쟁터에서는 조용한 저격수가 한 명 한 명씩 없애버린다.)


각종 주식방송에서는 온갖 미사어구를 사용하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각종 게시판은 마치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게시판이라는 경로를 통해 배설물로 토해낸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간다.


그들은 사기만 하면 돈을 버는 주식 고수를 마치 자신이 직접 만나서 배워본 것 마냥 이야기하고, 또 어떤이는 이미 주식의 모든 것을 깨우치고 경지에 다달은 사람인 것 마냥 행세한다.


어떤 이는 주식을 이제 막 시작해서, 한 참 재밌을 상황, 즉 갖 초보를 벗어날 수준에 지나지 않으면서 타인들을 가르치려고 하고, 또 어떤이는 자신의 지식을 과신하며 타인에게 윽박을 지르기도 한다.


사람들은 정상인 것 처럼 가면을 쓰고, 미친듯이 배설물을 쏟아낸다.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가짜인지 알 수도 없으며, 심지어 그 사람이 정상인인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감정폭발을 일으키는 사람인지 조차 알 수 없다.


주식계에서는 너도 나도 선생님을 자처한다.


그리고 타인의 기준을 판단하고, 타인의 지식 수준을 평가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힐 필요도 없고, 인증할 필요도 없는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사람들은 그냥 하나의 가면을 쓰고 마음대로 행동하고 마음대로 말하는 것이다.


과연 정작 그 사람들 중에서 직접 강단에 세워놓고 주식에 대해서 설명하라고 한다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되겠는가.


몇가지 질문에도 턱턱 막혀서 멋적은 웃음으로 강단을 내려올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인터넷에서는 최고의 교수이며, 최고의 스승 행세를 한다.


과히 가관이라고 할만하다.


인터넷에서는 너도 나도 서울대생이며, 너도 나도 판검사에 금수저이며 최고의 공학도이다.

그들은 각종 방송들을 통해서 상품을 평가하고 리뷰하며 아주 꼼꼼하고 세부적으로 지적하기에 들어간다.


그렇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타인을 지적하거나 타인의 결과물을 평가" 하는 것에 익숙해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 수준으로 살고 있지도 않고, 그 수준으로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사람들은 말하고 싶어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떠들고 싶어한다.


그 이유는, 이 세상은 현실속에서 그들에게 말할 기회 조차 주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준다고 하더라도, 그를 직접 본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조차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면을 쓴다.


인터넷에서는 자신을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면을 쓴다.


(인터넷은 누구에게나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면을 제공했다. 단지 인터넷 공간에서만 말이다.)


그 가면은 나를 때로는 경제학 교수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부처로 만들기도 한다.


주식시장은 타인의 거래하는 모습을 내가 볼 수 없고, 그들의 생각을 내가 직접 보면서 읽고 느낄 수 없다.

그리고 모두 갑자기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애널리스트로 만들어줄 수 있는 가면을 쓸 수 있기에 신나게 가면을 쓰고 벗으며 주식시장을 왜곡한다.


이제는 그 가면이 정말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실속의 자신과 가상의 자신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말이다.

그래서 그 가면을 쓴 본인은 실제로 그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이 가면의 실제 주인공이 되어 버린다.


메쏘드 연기.


그들은 자신의 연기세계에 빠져있다.

그러나 현실과 연극 무대는 결국 다른 법이다.


오늘도 네이버게시판과, 각종 주식 방송에서는 메쏘드 연기에 심취한 사람들이 하버드대학 경영학과 출신, 경제학과 출신을 자처하며, 월스트리트를 논한다.

 

 

그러나 그들의 실체는 아마 충격적일 정도 미천할 것이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다.


어짜피 우리는 상대방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서로 아군을 만들기도 하고, 신봉하기도 하고, 감탄하며 찬양한다.

그러나 그들의 실체를 안다면, 과연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잘난 사람은 많다.

유식하고 능력있는 사람들도 많다.

주식으로 실제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그 많다는 것은 절대적 수치이며, 우리나라의 인구에 비례한 상대적 수치로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인터넷이라는 가상현실 속에서는 그러한 사람들이 절대 다수이다.


그렇다면 이 주식판에서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수 많은 고수들과 수 많은 전문가들, 수 많은 선생님들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오늘도 수 많은 주식 입문자들은 이 허구의 존재들에게 시간을 빼앗기며 살아간다.

그렇게 시간을 낭비한다.


주식시장은 아군도 적군도 없으며 믿을 사람도 없다.

그들이 실제로 없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구분한 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메쏘드 연기에 가까운 가면을 쓴 사람들의 연기를 허구인지 실제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단 말인가.


주식시장은 전쟁터이다.

그 전쟁터에서 믿을 것은 오직 자신이다.


타인을 평가할 필요도 없고, 비방할 필요도 없다. 

 

 

오직, 자기가 자신을 평가하고, 자기가 자신을 판단하며, 자기가 자신을 질책하는 일 뿐이다.


주식이 어려운 이유는,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며, 모든 결과를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실수를 대신해주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변호해 주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 실패해서 혼자 있게 될 때, 그 누구도 곁에서 자신을 일으켜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곳은 전쟁터이기 때문에....

왜냐하면 그들도 이 냉혹한 전쟁터에서 타인을 돌아보며 구제해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도 먹고 살기 힘든 것이 주식시장이다.

그곳에서 쓰러지면 그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고, 그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다.

비웃고 돌을 던지며 확인사살만 안해도 다행인 공간이다.


자비와 배려는 자신에게 그러한 마음이 넘쳐날 때 줄 수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이라는 공간이 만드는 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누가 나쁘다 누가 좋다를 논할 가치도 없다는 뜻이다.


전쟁터에서는 군복을 입는다.

그 이유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군복을 입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부디 살아남기를 빈다.


그리고 나 역시 믿을 필요 없다. 

나 역시 그 가면을 좋아하는 사람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Written by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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