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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봄비가 온다.


작은 기억 속에 머물러 있을 아픔이어도,

나의 잔잔한 마음 속을 촉촉히 적셔줄 

봄비가 온다.


비가 좋다.


세상의 모든 소음이 빗소리에 조용히 스며들어버린다.

불만, 고통, 신음 소리 역시 빗소리에 녹아 사라져 버린다.


(비가 내릴 때 커피 한잔 과 함께 듣기 좋은 추천곡 : 신승훈의 "오늘 같은 이런 창밖이 좋아.")


빗 속에서 사람들은 얼굴을 가린 채 

어디인지 모를 곳으로 각자의 길을 분주하게 걷고 있다.


비가 내리면, 나는 항상 이 노래를 듣는다.


신승훈의


"오랜 이별 뒤에"

"오늘 같은 이런 창밖이 좋아."


라는 노래이다.


물론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나 역시도 평소에 잘 듣지 않는 노래이기는 하지만, 비가 오면 항상 듣게 된다.


비가 오면, 나의 추억의 길 에서 헤어졌던 그녀를 우연히 만날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보고는 한다.

물론, 지금은 서로 만나도 아무런 의미가 없겠지만, 그냥 우연히라도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건낼 수 있을까 혼자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난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모습을 건물 천정 밑에서, 또는 처마 밑, 아니면 집에서 창문을 열고 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비가 내리는 소리에, 모든 것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는다.


4월의 봄비가 내린다.


언제나 그러하듯 내 인생 속에서 비는 항상 내려왔지만, 비가 내릴 때 쯤,

내가 서 있는 위치는 항상 다른 듯 하다.


이 빗 속에서 나는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비가 내릴 때, 조용히 나 혼자 주절거리며 걸어도 다른 사람은 들을 수 없다.


나는 귓 속에 이어폰을 꽂은 채 혼자 조용히 신승훈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걸어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 알 수 없다.


비는, 나와 이 세상이 일 대 일로 마주하는 몇 안되는 순간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혼자가 될 수 있는 시간.

그래서 나는 비가 내리는 것을 사랑한다.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존재했다면,

나는 비 오는날 맨발로 밖을 신나게 뛰어다녔을 텐데.


아쉽게도 세상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비가 왔을 때, 그녀가 나에게 말했었다.


"좋아한다고."


"뭐?"


"좋아한다고!"


그녀의 말에 어이 없게 웃었던 내 모습이 기억난다.


난 추억 속에 살아왔다.

나는 현실 속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추억에 산다.


그리고 그런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


적어도, 앞으로 만들어질 현실이 추억보다 아름답지는 않을테니까 말이다.


빗소리는 나의 추억 속 이야기 볼륨을 더욱 크게 틀어주는 것 같다.


그냥. 적어 본다.


지금의 나...

그리고 과거의 나...


너무나도 달라진 내 환경과, 내 모습에 어이 없는 미소가 나온다.


난 힘들면 웃는다.

사람들이 내가 웃는 모습을 보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뭐가 좋다고 웃냐?"


내가 웃는 이유는, 즐거워서가 아니라, 힘이들 때 어이 없는 웃는 버릇이 생겨서 이다.


난 오늘도 이 비 속에서 어이 없는 웃음을 짓는다.


비가 내린다.


각자의 삶 속에서 비는 서로 다른 의미로 다가오겠지...


너에게 비는 무슨 의미니...?


Written by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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