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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Elly.


다녀왔다.


다녀왔어.


음... 결과부터 보고를 하자면, 뭐, 그냥 일단은 이 순간을 좀 더 연장하기로 했어.


원래 아무말 하지 않기로 했었잖아.


아무말 하지 않기로 그렇게 너에게 말해놓고선... ...


나 결국 한 소리 했어.


나에게 잘해보자고 건내는 악수, 난 받을 수 없었어.


너도 알잖아. 내가 지금 정신적으로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걸 말이야.


내가 악수를 거절하니 나보고 속이 좁다는 식으로 짜증내더라.


그리고 나는 화를 참지 못했어.


그러지 않기로 그렇게 다짐했었으면서... ...



마음의 고향을 오후 내내 거닐면서, 그렇게 생각의 정리들을 하니까, 

물론 갑자기 닥친 상황이라 내가 준비가 안되었을 수는 있었어도,

결론을 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그래.


나의 마음은 이미 준비된 상태였던 거였지.

단지, 실행에 옮기느냐 아니냐 그 차이었을 뿐.

그리고 실행에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난 그들을 기다렸던거야.


(약속장소로 가던 그 지하철 속에서의 생의 경계에 선 그 감정을 잊을 수 없다. 수 많은 고민과 생각이 부질없음을 알게 된 순간, 허탈함이 나를 집어 삼킨다.)


약속장소에 나왔더라.


그런데 말이야.

이 사람들은 아직도 정신 못차린 것 같더라.

여전히, 그래,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것 같더라고.

아니.

아는데 신경쓰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

하지만, 그들이 알건 모르건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야.

그들은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는것이 문제지.


딱 10년전, 그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


억지 사과, 가짜 사과.

내가 분명, 그런 어설픈 연기에 속아 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여전히 모르는 것 같더라고.

또 대충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모습.


진정성.

그래 매우 추상적인 표현이지.

나도 알아.


앨리.

난 언제나 그런 것들을 감안한다는거야.

나도 그런것들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나의 독단적인 생각과 편협적인 생각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항사 머리 한켠에 두고 있다는 소리야.


그런것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대부분이야.

그런데, 그런 나도 이해를 못한다면, 어떤 것이겠어.


내가 하는 말의 진정성.

내가 하는 말의 심각성을 전혀 못알아듣더라고.

이 생각.

이 생각 딱 10년 전에도 똑같이 했던 생각이야.

결국, 그들은 10년 간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거야.


분명, 그 10년이라는 기간은 충분히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텐데, 

결국 그들의 결론은


"모두 니 탓이다."


였어.


결국 지금의 상황은 그 때 10년 전과 다를 것 없는 원점으로 돌아와버렸어.

모든 것이 단 한개도 변하지 않은 상황.


(난 고민할 때 그냥 앉아서 생각해. 머리를 웅켜 잡는 행동은 하지 않아. 그건 뭔가 정답을 찾고 싶어서, 뭔가 더 나은 선택을 위해 갈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지. 난 그어떤 어려움에도, 그냥 조용히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거나, 호수를 보고, 혹은 조용히 산책을 해. 그 뜻은, 이미 난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하고, 내려놓고 생각한다는거야. 차분함 속에서 생각. 그래서 내가 누군가를 감정적으로 평가하고, 그로 인해 오판하는 일은 많지가 않아.) 


그래.

아무말 하지 않기로 했었잖아.

그래... ...

아무말 하지 않기로 했었으면서... ...

어짜피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잖아.

어짜피 그 사람들이 그런 사람인 줄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 왜 했어.


그거 아니.

사방이 막혀 있는 작은 방에 갇힌 기분이야.

도저히 답이 없어.

도저히 방법이 없어.

해결할 수가 없어.

그래 겉으로, 가짜로 해결할 수 있어.

그렇게 비굴하게 살 필요 없어서, 그렇게 비굴하게 구느니,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느니 그냥 내가 포기하겠다는건데,

그건 내 삶의 방식과 정반대되는 거잖아.


그냥, 이번 시간은 나의 10년전 판단이 매우 정확했었음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을 뿐이네... ...

뭐,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지.

내가 뭐 애초에 그냥 단편전인 것만 보고 감정적으로 판단한게 아니잖아.

오래 오래, 두고 두고, 지켜보고 생각하고 고민하는 그 수많은 시간을 통해서 결정했던 건데.

틀리면 오히려 더 이상하겠지.


갚아줄까...

고민했었지... ...


도저히 답을 못내리겠어.

내 가치관이 두개가 서로 부딪히는 상황이야.


그건, 그 때 또 미래의 그 순간의 상황에서 결정될 듯 싶네.


복수를 하고 싶다. 하지만 복수를 하기 싫다. 

모순되지.... 이게 내 마음이야.


됐다.


답 없는 고민.



적어도 이번 일을 통해,

내 생각은 이제 더욱 구체화되고 있고, 현실화 되고 있어.

상상의 생각들이 현실과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겹쳐지고 있어.


참, 세상이... 


할 말 너무 많은데,

못하겠어.


반성이 없으면 새로운 시작도 없는 법.

반성이 없다면 대화가 되지 않는 법.

그래서 자기 반성을 하지 않는 사람과는 그냥 답이 없는 법.


답 없는 사람들... ...

알게 됐어.

그들이 답 없는 사람들이라는것을.

뭐 알고는 있었지.

그런데 재차 확인까지 해주니, 머리 깊숙이 잊혀지지 않도록 암기가 되네.


답 없는 사람은 답이 없다.

자기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은 답이 없다.


후... ...


나중에 보자. 앨리.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찾아갈 수도 있어.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이거 뭐 답이 없네. 후후.


그 때 놀라지 말도록.


From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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