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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난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

 

안녕. 난 케빈이라고 해.

오늘 수능 보느라고 수고 많았다.

힘들었지?

 

수능을 보고 나니 기분이 어때?

이제 새로운 삶의 시작이 설레이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하지?

 

그래서 짧게 너희들에게 케빈이 편지를 쓰려고 한다.

 

이번 수학능력시험을 잘 본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수능을 망친 친구들도 있겠지.

아니면 애시당초 기대도 안했던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말이야.

 

그런데,

난 너희 나이 때 즈음 말이야.

그 누구도, 그 다음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지 않았어.

멘토가 없었던 거지.

 

그래서 어처구니 없는 판단의 실수들을 많이 하고 살았어.

 

수능?

그건 말이야,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이제 출발하는 총성신호와 같아.

 

사람들은 수능 성적으로 인생이 갈린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내가 지금까지 인생에서 행해온 실책 중에서,

가장 후회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말이지.

 

"인생은 마라톤이다."

 

라는 말을 무시하고 살았던 거야.

 

인생. 정말 마라톤이더라.

난 어렸을 때 그것을 몰랐어.

그 말은 패배자들이 자신들을 안위하기 위해서 만든 핑계나 변명따위의 말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이게 왠걸...

진짜 인생이 마라톤이더라.

 

수능 성적은, 그리고 좋은 대학을 가고 안가고는 말이지,

마라톤에서 얼마나 100m 를 빨리 달리는지에 불과해.

 

 

 

본격적인 승부는 10km 를 지나고, 20km 를 지나면서 부터야.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절대로, 지금의 결과를 가지고 자신을 평가하는 따위의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마. 그건 어리석다라는 표현보다 무식하다는 표현이 더욱 맞을거야.

 

난 단거리 주자였어.

난 100m 를 기가막히게 뛰는 단거리 주자였지.

 

나의 과거를 돌이켜 보면,

난 단거리 싸움에서 거의 저본적이 없어.

 

그런데, 난 지구력이 약했어.

그래서 결국 인생의 중간에서 다리가 풀려 쓰러졌단다.

 

그리고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햇어.

왜냐고?

아까까지만 해도 1등 이었는데, 지금 쓰러지면서 순위가 많이 밀려났기 때문이지.

그래서 그것을 후회하느라 분해서 일어나지 못했어.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났을까?

아직도 남아있는 몇십km 의 거리를 보며 이제야 일어나기 시작했어.

난 이미 몇백명의 마라톤 주자중에서 거의 꼴찌에 있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난 1등 이었는데 말이야.

 

앞으로가 중요해.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수능을 잘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하는 격려따위의 말이 아니야.

난 현실을 말해주는거야.

 

좋은 대학?

그런 것 필요없어.

그러면 내가 성공했게?

 

좋은 학과?

그런 것 필요없어.

내가 관심도 없었던 좋은 학과에 들어가서 난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렸거든.

물론 대학 성적도 우수하지 못했어.

 

 

수능 따위에 얽매이지 말고,

42.195 km 의 거리를 생각해.

그리고 지금은 느리더라도 차근 차근 한 걸음씩 내딛었으면 좋겠어.

 

천천히 달려도 상관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 달리는거야.

 

빨리달리다가 넘어져서 쉬는 것보다

계속 달리는게 더 빠르다는 것 알아?

직장생활에서도 말이지.

의욕만 앞서서 빨리빨리 하다가 나중에 제풀에 지쳐서 회사를 관두는 친구보다

처음에는 무시도 당하고 느리다고 욕먹어도, 끝까지 회사에 남아있는 친구가 승리하는거야.

 

결국 인생의 모든 원리는 마라톤이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천천히라도 뛰는 것 말이야.

 

만약 말이야.

내 인생에서 내게 이런 말을 해준 멘토가 있었다면

아마 내 지금의 인생은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을꺼야.

 

그런데 내게 아무도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이 없었어.

오로지 빨리 빨리만 요구하는 무지한 인간들만 내 주변에 있었지.

 

혹시라도 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인생이 마라톤이라는 절대 불변의 진리를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나 봐봐.

지금이라도 일어서서 저기 꼴찌 그룹에서 다시 달리고 있다고.

몇 년 전만 해도 1등이었던 내가 말이야....

 

천천히 뛰다보면,

앞에서 다친 사람들, 쓰러진 사람들, 포기한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어있어.

그러다보면 결국 너희에게 기회라는 것이 올꺼야.

 

그 기회를 잡으면 되.

 

기회를 꼭 앞서서 잡을 필요는 없어.

 

기회라는 것은 알아서 오게 되어있어.

너희가 천천히라도 뛰고 있다면 말이야.

 

왜냐하면, 알아서 나가떨어져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니까.

 

너희 메이웨더 주니어라고, 세계 유일의 통합 무패 복싱선수 알지?

그 선수는 말이야.

 

"카운터만 쳐"

 

즉 먼저 달려들기 보다는 상대 선수가 들어오면 그 때만 기회를 봐서 받아친다는 소리야.

 

 

 

달려들 필요 없어.

돌진할 필요 없어.

기회는 결국 알아서 오게 되어있어.

그 때만 그 기회를 이용하면 되는거야.

 

그렇게만 살아도, 너희는 어느새 마라톤의 선두주자에 있을꺼야.

 

이제부터 시작이야.

급할 필요 없어.

머릿속에 그려봐.

아직 42.195m 는 까마득히 멀리 있다고.

 

페이스 조절을 해가면서 달려.

급할 것 없으니까.

 

주변에서 뭐라 하든 무시해버려.

너희 주변에서 지금 잘나가는 사람들이 너희에게 뭐라하든 무시해버려.

그 사람들도 지금은 선두그룹이겠지만, 결국 달리다 보면 그들도 반드시 한 번은 넘어지게 되어있어.

 

그 때 재쳐버리면 되니까.

그냥 웃어줘버려.

 

결국 인간은 로보트가 아니기에,

한번은 넘어지게 되어있어.

 

로보트는 1등하게 내비둬.

평생 로보트처럼 살다 가라고 하고 말이야.^^

 

앞으로.

먼 거리를 보면서 현명하게 자신을 조절해 나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수고했어.

앞으로 파이팅!

 

 

인생이 마라톤임을 알았다면,

나 역시 잠시 넘어졌다가도 다시 빨리 일어났을텐데...

난 공부만 할 줄 알았지 인생을 잘 몰랐어.

 

공부가 인생이 아니야.

공부는 인생의 일부이지.

인생을 잘 아는 사람이 결국 승리자야.

 

그렇다고 나 까지 재치지는 마라.

가뜩이나 늦게 일어나서 열받는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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