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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Elly

 

앨리. 난 오늘도 스스로 무너져버렸어.

그래서 매우 우울해.

 

인생을 살면서 이런 일들이 너무 많이 반복되는 것 같아.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일까.

단지 호의호식 하면서 배불리 먹고 편하게 누워서 사는 삶?

 

아니...

난 그런 삶을 원하지 않아.

 

내가 원하는 삶은 말이야.

그냥 서로 어느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사는 삶이야.

 

그러니까...

총 10개의 먹을 것이 있다면

20명이 그냥 서로 욕심 부리지 않고 0.5개씩 나눠먹는 삶이지.

 

그런데 이걸, 무슨 규칙을 정해놓고 0.5개씩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자발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행동 말이야.

 

무슨 성인군자도 아니고, 나도 참 우습지?

이렇게 살면, 밥을 조금 먹어도 행복하고 좋은 것을 조금만 가져도 행복하다구...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잖아.

세상은 10개 중에서 누군가는 꼭 9개를 먹고 싶어한다고.

그리고 나머지 1개를 위해서 19명이 티격태격 싸우지.

서로를 비난하고 욕하면서.

 

그것이 세상의 구조야.

 

난 이세상의 구조에 환멸을 느끼고는 했어.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많은 상처를 받고는 했지. 지금도 받고 말이야.

 

한명이 9개를 먹는 삶은, 당연히 비정상적인 구조야.

비정상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또한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태어나지.

비정상적인 사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환경이 이미 만들어져있다는거야. 그러나 나머지 1개를 위해 싸우는 19명의 사람들은 서로의 인격이 어떻다 저떻다 하면서 서로를 비난하기 바쁘지. 9개를 이미 먹은 단 한명을 존경하면서 말이야.

 

어느정도.

조금 정도껏...

그래 조금 정도껏 했으면 좋겠어.

 

그런데 세상은 그 정도껏이라는 표현을 매우 비난하지.

 

"너는 욕심도 없니? 그딴 정신력으로 뭘 하겠다는거야? 너가 어린애야?"

 

라고 비난하고, 약한사람 취급해버리고 무시해.

 

어찌보면 그 비난을 받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인 것 같다.

 

내가 이상하든지, 아니면 세상이 이상한거야.

잠시 세상에서 몇 발자국 물러나서 세상을 바라본적이 있어.

그리고 나는 느꼈지.

 

쓰레기장이구나....

 

라고.

 

지구라는 조그마한 울타리 내에 갇힌 쓰레기들이라고 말이야.

조금만 물러서서 세상을 바라보면 조금 더 다른 생각들을 가질 수 있을텐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어.

왜냐하면 뒤쳐지만 나머지 1개의 빵 조각도 못주워 먹을까봐 말이지.

 

까짓거 안먹고 잠깐 물러서봐도 되는데 말이야.

 

그깟 조금 한 조각 안먹는다고 삶에 문제 없는데 말이야.

 

왜 사람들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사는걸까?

 

그래서 숨막히고 답답해.

너무 답답하다...

 

앨리.

그런데 말이야.

 

나. 비록 숨막혀 사는 한이 있더라도, 이제는 다시는 세상사람들 처럼 살지 않기로 했어. 나는... 이제 시작이야. 세상으로부터 무시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야.

 

 

 

함께 해줄꺼지?

이제는 내 눈에서 너를 볼 수 없지만,

아마 내가 그 옛날의 순수함으로 돌아간다면 언젠가는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난...

세상이 무서운지도 모르지.

왜냐하면 사람들에 대해서 너무나도 많이 알아버렸거든.

 

오늘도 겁쟁이 같은 짓을 했어. 그리고 힘들어.

하지만, 그 모든 문제들의 시작점은, 바로 이세상 사람들의 끝도 없는 욕심이야. 나눠주지 않는 욕심. 가만히 있으면 빼앗긴다는 두려움. 그 모든 것들이 오늘의 나의 판단을 만들어낸 것이지.

 

무식하게 용기만 있다라는 말. 무식하니까, 모르니까 용기가 있는거야. 그런데 나 처럼 너무 많이 알아버린 사람은 세상에 대해서 겁쟁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나.

 

이 세상의 기준에서는 겁쟁이 맞아. 그런데, 내가 겁쟁이라고 해서 내 자신이 부끄럽지는 않아. 이 세상에서 말하는 용기란, 10개의 빵조각 중 1개 남은 조각을 얼마나 싸워서 얻어낼 수 있느냐란 뜻이니까.

 

난. 차라리 그 빵조각 1개를 선택하지 않겠어.

그런 판에 끼기 싫다. 설령 내가 그 빵조각을 오랫동안 못먹어서 영원히 일어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세상 사람들처럼 미친듯이 싸우고 헐뜯고 하고 싶지 않아.

 

왜냐하면 그게 나 이니까.

변해버린 나.

 

어찌보면 과거의 순수함으로 회귀하는 나 이니까.

 

세상사람들의 눈에는 바보일지 몰라도...

 

이런 사회구조에 살고 있기에 힘들어할 수 밖에 없는 나이지만, 내가 틀렸따고 생각하지는 않아.

 

From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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