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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Elly

 

드디어 옛날부터 예상하던 그날이 왔어.

그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을 위한

나의 냉정한 판단을 할 때가 말이야.

 

생각하기 괴로워서 미루고 있었어.

생각하고 있어봐야 마음만 아팠으니까.

 

그래 난...

모질지 못한 사람이니까.

모질고, 이기적이었다면 가슴도 아프지 않았겠지...

그런데 그날을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마음만 아파오더라.

 

나의 마음은

끝없이 내리는 눈 속에

외롭게 서있는 벤치와도 같았어.

 

누군가가 다가오기를 바라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

그런 외로운 낯선 곳에 우두커니 혼자 있는

그런 벤치 말이야.

 

그런 기간을 너무 오랫동안 보내왔어.

내 마음속에는 말이지.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갈 수 없는

그런... 겁쟁이 같은 모습이 생겨나기 시작했어.

그 시작을 알 수는 없지만,

너무 오래 전부터 그랬기 때문에 난 애초부터 겁 많은

겁쟁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세상 모두가 겁쟁이일까?

나만 겁쟁이인거니?

왜...나 에게 왜...단 한발자국도 다가오지 않는거야...

단 한 발만 다가와주면 모든게 해결되텐데...

 

도대체 왜!...

 

왜 세상사람들은 내게 왜 이러는거지...

 

어제,

어찌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랫동안 알고 있던 한 사람을

영원히 마음 속에서 떠나보내버렸어.

 

앨리.

넌 누구인지 알지?

마지막 단 한걸음을 다가오지 않더라.

그 때 깨달았어.

 

내 예감이....맞았구나... 라고.

 

나만 모르고 있었던거지.

이미 그는 나를 떠나버린거였어.

주변 모두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인데...

나만 몰랐었어...

 

어찌보면, 내가 한 걸음 다가간다면 기회가 생겼을수도 있었겠지.

알아 나도.

그가 다가오지 않는다면, 내가 다가가면 된다는 것 말이야.

세상 사람들도 내게 그렇게 조언을 하더라.

 

하지만 난...

 

난 다가가지 않기로 했어.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하니까.

그게 나의 그동안의 힘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설령,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받은 아픔만큼,

그 사람도 아파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결국 내가 손해라는 것도 알아.

장사로 치면, 내가 그에게 먼저 말을 건내지 않은 것은

내가 크게 손해보는 장사지. 나도 알아.

그래도 상관없어.

 

인간관계를 장사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설령 내가 쓸쓸한 눈쌓인 산 속에 외로운 벤치가 될지라도 말이야.

 

사람들이 바보라고 해도좋고,

생각이 짧다고 해도 좋아.

 

난.

나의 슬픈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영원히 그를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어.

 

설령 내가

먼지처럼 사라져 버린다고 할지라도...

난, 이제 내 삶을 솔직하게 살기로 했으니까.

 

앨리...

나 참 피곤하게 살지?

그런데, 난 이미 조금씩 나를 버려가고 있고,

이 인생에서의 나를 조금씩 정리해 가고 있어.

어짜피 남은 여생에서,

내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고,

내가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을 억지로 하면서 살 생각은 없어.

세상이 나를 비난해도 상관없고,

세상 모두가 나를 버려도 난 상관없어.

 

어짜피 내 인생에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

그 때 난 ... 단지 나 밖에 없었으니까.

 

미칠 듯이 힘들 때,

혼자여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평생 배우며 살았으니까.

 

지금 나의 행동이,

지금까지 내가 삶과 사람들에게 당해온 인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조그마한 복수가 될수 있을테니까.

 

복수를 좋아하지 않아.

그럴 배짱이나 용기도 없어.

그리고 누군가에게 상처주는 것이 싫어.

그렇지만, 상대방도 알아야 하니까.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게 나야.

변한 나.

사람들은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난 변했으니까.

완전히...

 

솔직히 슬픈예감이 틀리기를 바랬었어.

하지만 틀리지 않았어.

결국 모든 퍼즐은 내 예상대로 붙혀져만 가는구나.

원치 않는 방향이지만,

적어도,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그래.

이제는 순진하게 믿고 당하지는 않을꺼야.

믿고 있다가 당할 때,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지 배워왔으니까.

이제는 그런 상처는 절대로 받고 싶지 않으니까...

 

앨리.

인생을 정리해 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

너에게 가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어.

나 역시 내가 잘나갈 때 너를 잊어버렸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상처였을지 이젠 아니까.

어쩌면 내 인생이 그런 상처를 배워가는 과정인지도 모르지.

 

이젠 알겠다.

 

조금씩 난 내 인생을 정리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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