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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행 9편 - 카이스트 까리용의 종소리를 들으며...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느낀다.


 

까리용은 카이스트의 명물로, 일정 시간이 되면, 종소리처럼 노래를 연주하는 커다란 탑이다. 


한문으로는 석림의 종이라고 하여, 한국과학기술원 개원 20년을 기념하여, 졸업생들이 뜻을 보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까리용은 도중 몇차례 고장이 나서, 그 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그냥 조형물의 하나로만 남겨져 왔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카이스트의 언덕길을 지나는데, 갑자기 은은한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종으로 울리는 음악소리였다.


그런데 그 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나는 순간 자전거를 멈춰세웠다.


이것이 말로만 들었던 까리용의 소리인가?...2013년에 수리가 완료되었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 종소리가 생각보다 커기 때문에, 드 넓은 카이스트 교내에 울려퍼졌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인지 순간 고개를 돌아보며 주변을 살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이건 마치 하늘에서 울려퍼지는 음악 소리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까리용의 상단에 종이 달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까리용의 사진. 아폴로우주선에서 사용되었던 도료를 사용해서 부식에 강하며, 강풍에도 쓰러지지 않도록 공학적인 설계가 되어있다고 한다. 까리용은 카이스트의 명물이었으나, 네덜란드 전문가들의 기술이 들어가있어서 실제로 쉽게 자가 수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참 영롱한 소리였다.

커다란 종이 울리니, 지금까지 들어왔던 일상의 종소리와는 많이 달랐다.


참 행운이었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낮 12시였다.


그래. 낮 12시에 맞춰서 울리는 시계이구나...

 

 

참 이 소리를 듣기를 기대했던 것도, 10년이 넘었다.

이제야 듣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까리용의 소리를 들으면서, 무엇인가 모를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과거 나의 학창시절도 말이다.


피식 웃고 자나가버린다.


과거에는 참 많은 생각들이 들었을 텐데.

그리고 생각에 잠기고는 했었을 텐데.


이미 너무나도 현실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깨닫고 있나보다.


종소리의 부질없음을 너무나 잘 아는 내가 되었나보다.


그래도 듣기 좋았다.

그래. 그거면 됬다....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어서 고맙다. 이 인생의 척박한 공간속에서...


Written by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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