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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여행 5편 - 나에게 여행이란 그곳에서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여행을 다닐 때, 어떤 유명한 관광지를 정해놓고, 그 관광지를 구경하고 오는 것을 여행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다소 다른 여행을 한다.


내가 가는 곳은 그리 특별한 곳도, 어떤 특별한 맛집도 아니다.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멋진 고적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관광 명소도 아니다.

놀기 좋은 오락시설이 많은 곳도 아니고, 푹 쉴 수 있는 편안한 휴양지도 아니다.


나에게 여행이 주는 의미는, 그냥 그곳에서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다.


그냥 가서, 모텔을 잡던, 차에서 자던, 배낭에 여행용품 짐을 싸고, 그냥 그곳에서 마트도 가고, 그곳에서 밥도 먹고, 그곳의 길을 걷고, 그곳의 사람들을 구경도 한다.


그래서 멋진 사진 한장 남길 것도 없고, 자랑할 만한 사진들도 없다.


나는 그냥, 내가 가고자 하는 여행지에서의 일상을 즐기는 뿐이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냥 평소의 삶처럼, 그리고 애초에 내가 그곳에서 살았던 것 처럼, 그곳의 주민인 것 처럼 하면서 삶을 경험해 보는것 말이다.


구청은 여기에 있고, 편의점은 여기에 있고, 커피숍이 저기에 있구나....


그냥 누가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보고 감탄을 한다.


내가 이곳 대전에 와서 느낀것을 말해줄까?


(대전은 이렇게 자전거 도로가 잘되어 있다. 서울은 자전거 타고 다닐려면 정말 짜증나는 경우가 많은데, 대전은 이렇게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잘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멋진 풍경 사진도 아니고, 그냥 대전의 일반적인 길거리 사진이다.)


대전은 서울처럼 보여주기식 자전거 도로가 아니라 실제로 자전거 도로가 잘되어 있구나.

카이스트와 충남대는 붙어 있구나. 두 학교 학생들간의 미묘한 감정차이가 있겠구나....

대전에 스타벅스가 서울처럼 많이 생겨나고 있구나.

여기 사람들은, 지방이라서 그런지 서울 사람보다 옷차람이 훨씬 가볍고 화려하구나.

길이 탁 트여 있어서 살기 좋구나.

밤에는 사람이 좀 없어서 여자들은 위험할 수도 있겠구나.

신호등의 적색불은 엄청나게 안바뀌는구나. 신호대기하고 있을 때는 근처에 있는 가로수 그늘에서 기다렸다가 가는 것이 현명하구나

이런 지방은 대부분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드라이브인스루로 되어 있구나.

 

차나 자전거가 없으면 생활하기 힘들겠구나.

대전의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마트들은 서울의 마트들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물건의 종류도 다양하구나.

낮에는 서울보다 더 덥고, 밤에는 건물들이 빽빽하게 있지 않으니까 바람이 잘 불어서 상대적으로 시원하구나.

지방의 택시들도 서울의 택시들 처럼 똑같이 공격적으로 운전하는구나.

그런데 무엇인가.....

대전의 사람들은, 서울의 사람들보다 훨씬 여유가 있어보이는구나....

무엇인가.... 여유가 느껴지는구나....

넓은 거리에 적은 인원들이 사니까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껴지는구나....

그냥.

훨씬 쾌적하구나....

대전의 편의점 알바들은 서울의 편의점 알바생들에 비해서 훨씬 여유 있어 보이는구나....


뭐 이런 식의 별 것 아닌  것들을 느끼게 된다.


(대전의 경치. 하늘이 정말 확 트여 있다. 과연 서울에서 이러한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가? 여기도 대전의 시내인데 말이다. 확실히 공기가 서울 보다 좋아보인다. 이런 일상의 길거리에서 찍어내는 사진들이 더욱 아름답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냥 이 자체가 좋다.


낯선 곳에서의 삶을 살아본다는 것 말이다.


어제 봤었던 대전의 사람을 오늘 또 지나가면서 보기도 하고.

누가 보면 내가 여기 현지인인 줄 알것이다.


이런 것이 여행 아닐까?


이런 것이 진정한 여행 아닐까....


여행지에서 정이 든 다는 것.

잠깐 스쳐가는 곳이 아니라, 그곳에 정이 드는 것 말이다.


Written by Ka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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